9살 딸, 15살 아들 엄마가 말하는 터키 교육
터키 학교는 공부를 굉장히 많이 시키는 편이지만 터키 엄마들은 대학 학위를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물론 좋은 성적을 받으면 터키 명문대에 갈 수 있지만 그건 소수뿐이잖아요. 터키 엄마들은 그보다 스포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저도 우리 아이들이 최소 1개의 악기, 2개의 외국어, 1개의 스포츠를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글로벌 엄마들과의 이야기. 나의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바로 터키에서 온 Esra이다. 학교 엄마들끼리 모이는 Restaurant Review Club에서 만났는데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밝고 유쾌한 사람이었다. 10여 년 전 터키 유명 관광지로 여행을 다녀온 적은 있지만 사실 교육 전반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오늘 에스라를 만나 터키 교육과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와 비슷한 점에 놀라웠고 또 다른 관점들이 새로웠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저는 터키에서 온 Esra라고 해요.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인 동시에 환경공학자예요. 남편 회사 때문에 말레이시아에 오게 되었는데 여기 온 지는 2년이 다 되어가요. 저는 15살 아들과 9살 딸이 있답니다. 지금 아이들은 이곳에 있는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터키에 있을 때는 아들은 사립학교에, 딸은 로컬 학교에 다녔어요. 그래서 딸은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답니다.
터키에서는 영어 교육이 일반적이지 않나요?
네, 터키에서는 영어 교육이 많지 않아요. 터키에는 컬리지라는 비싼 사립학교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로버트 컬리지가 있다.) 그곳에서는 영어를 가르치지만 정부에서 운영되는 일반 로컬 학교에는 영어
수업이 없어요. 그래서 터키 사람 대부분이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편이랍니다.
저희 딸도 말레이시아 국제학교를 다니며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터키 학교 교육은 어떤 스타일인가요? 지금 아이들이 다니는 영국식 학교와는 다른가요?
터키 학교는 공부를 엄청 많이 시키는 편이에요. 그리고 학교에서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숙제를 내주죠.
Primary School 초등학교 2학년부터 시험이 있고, Primary 졸업 때 시험을 봐서 성적에 따라 Secondary school을 선택하게 돼요. 터키 세컨더리 스쿨은 크게 3종류인데 일종의 사립학교인 컬리지와, 일반 공립학교, 그리고 (우리나라로 치면 특성화 고교) 애니메이션이나 사진 등 특정 기술을 배우는 학교로 나뉘어 있어요. Secondary school 마지막에는 대학 입학시험을 보죠. 학교 과정 동안 시험과 숙제가 정말 많아 학생과 학부모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전혀 몰랐던 부분이에요. 터키 전반적으로 교육 수준이나 분위기는 어떤 편인가요?
터키를 크게 웨스트와 이스트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수도 이스탄불이 속한 도시 위주의 웨스트와 컨트리 위주인 이스트의 분위기는 많이 다른 편이에요. 웨스트사이드의 여자들은 교육 수준이 높고 대부분이 대학 진학을 희망하지만, 이스트 사이드의 여자들은 그렇지 않은 편이에요.
그리고 터키 정부가 더 많은 이슬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하는데 그 영향으로 여자들의 교육이 상대적으로 후순위가 되는 편이에요. 그리고 터키에 많은 아라빅 사람들이 이주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낮은 그들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죠.
또한 현재 터키의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편이에요. 일자리가 많이 없는 상황이라 대학 진학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요즘 터키 엄마들은 자녀들의 미래 직업과 직장에 대해 걱정과 고민이 많은 편이에요. 저조차도 터키에서의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잘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대학 졸업 이후에 많은 학생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싶어 하고,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Secondary 때 해외 유학을 보내는 편이에요.
터키 아이들의 평균적인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아침 8시에 등교하고 오후 3시쯤 학교 수업이 끝나요. 사립학교는 방과 후 수업이 있지만 로컬 학교는 그런 프로그램이 없어요. 하교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양한 스포츠, 예체능 학원에 가요. 집에 온 후에는 학교 숙제를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낸 후에 잠자리에 든답니다.
터키 아이들도 학원에 많이 가는 편이에요. 그래서 엄마들이 모이면 좋은 학원과 선생님 정보를 공유하고는 하죠.
터키 학교도 공부를 굉장히 많이 시킨다고 했는데 그럼 대학 입학시험에도 부담을 느끼는 편인가요?
그럼요. 시험 자체에 큰 부담을 느끼죠. 그리고 터키에서는 만약에 (우리나라로 치면) 고 3 때 수능 시험을 치르고 대학에 지원한 이후 입학하지 않고 다음 해 다시 대학 입학시험을 보면, 본인이 받은 성적의 일정 비율을 깎는 페널티가 있어요. 그래서 더 부담을 느끼는 편이죠.
터키에는 굉장히 많은 대학이 있어요. ‘이스탄불 공과 대학’과 같이 최고의 명문 학교도 있고 또 수준이 별로 높지 않은 학교도 있죠. 시험을 잘 봐서 좋은 학교에 가는 것은 좋지만 그건 소수뿐이에요. 그래서 터키 엄마들의 대학 학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아이가 스포츠 팀에서 꾸준히 운동하며 몸과 마음을 수양하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그래서인지 터키는 스포츠 강국이에요. 얼마 전 열린 유로 스포츠 대회에서 터키가 많은 종목의 우승을
차지했어요!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한국이나 터키나 비슷한데 대학에 대한 목표가 다르다는 게 놀라워요.
그럼 에스라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고 싶은가요?
전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최소 한 개의 악기를 다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딸은 꾸준히 피아노를 치고 있죠. 또 스포츠를 계속하길 바라요. 팀 스포츠를 꾸준히 한 아이들은 분명 거기에서 배우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들은 학교 농구팀에 소속되어 대회에 나가는 등 현재 농구를 하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외국어예요. 요즘 아이들에게 외국어는 필수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반드시 2개 이상의 외국어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지원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본인이 선택하는 거예요. 첫째 아들은 화학공학자로 본인의 진로를 결정했어요. 꿈을 이루는데 필요한 게 있다면 지원해 주고 또 지켜봐 줘야죠.
터키의 교육 이야기를 들으면서 든 생각은 교육이야말로 정치, 경제, 문화, 역사의 복합적인 산출물이 아닐까였다. 이슬람 문화, 지리적 복잡도, 대통령 장기 집권 등의 여러 상황이 현재 터키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내가 이번 인터뷰를 하며 가장 놀랐던 부분은 대학을 바라보는 우리나라와 터키의 다른 시선이었다. 터키 엄마들은 터키 학교의 공부량에 혀를 내두른다. 너무 푸시하고 스트레스가 가득하다고 불만이 많다. 또 로컬학교와 사립학교의 수준 차이가 커서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학비가 만만치 않아 누구나 보낼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로컬학교든 사립학교든 엄마들과 아이들이 오직 명문대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가지는 않는다. 스포츠를 중요시 여긴다는 터키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니, 중학교 이후에는 공부하느라 운동을, 특히 팀 스포츠를 할 시간도, 같이 할 친구도, 할 만한 곳도 마땅치 않은 우리와는 정말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아이들은 전 세계가 하나의 나라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 글로벌 시대를 살아갈 것이라고 한다. 그럼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지원해 줄 수 있는 목표는 대한민국의 SKY가 아니라 외국어 2개가 더 되는 것이 실용적인 것이 아닐까!!
터키 엄마의 마지막 말을 곱씹어 생각하니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나의 바운더리가 한 뼘 더 넓어진 기분이 들었다.
Esra from Turkiye
Turkish schools make students study a lot, but Turkish mothers don't think unversity degrees are the only important. Of course, if you get good grades, you can go to a prestigious Turkish university, but it should come with other skills. Turkish mothers tend to value sports and other skills.
“I also want my children to grow up to be people who can play at least one music instrument, speak two foreign languages, and play one sport.”
My first interviewee is Esra from Turkiye. I met her in the Restaurant Review Club, where school mothers gather together, and she was a bright and pleasant person full of positive energy. I traveled to famous tourist cities in Turkiye more than 10 years ago, but I didn't know anything about education in general. Meeting Esra today and talking about Turkish education, I was surprised by our similarities, at the same time different perspectives.
Please introduce yourself
My name is Esra from Turkiye. I am a writer and an environmental engineer. I came to Malaysia for my husband's work and it's been almost two years since I came here. I have a 15-year-old son and a 9-year-old daughter. Now the children are studying in an international school here. When we were in Turkiye, my son went to a private school and my daughter went to a local school. So she couldn't speak English well.
Isn't English education common in Turkiye?
No, there is not much English education in Turkiye. There is an expensive private school called College in Turkiye. (Robert College is one of the famous private schools) English is taught in private schools, but the general local schools run by the government don’t have English classes. So most Turkish people are not good at English.
My daughter also started studying English in the international school after we came here.
What kind of style is Turkish school education? Is it different from the British school where the kids go now?
Turkish schools tend to make students study a lot. And the school gives them a huge amount of homework.
Students have tests from year 2 of primary school. They have to take the test when they graduate from primary school, so they can choose secondary school according to the grades. And after secondary school, they take college entrance exams. Students and parents get stressed out because there are so many tests and homework during the school process.
What is the overall level of education and atmosphere in Turkiye?
I can Turkiye is divided into West and East. The atmosphere of West, which is mainly the city where the capital Ankara belongs, and East, which is mainly the country, are very different. Women on the West Side are highly educated and most want to go to university but women on the East Side are not affordable to do it. And the Turkish government is trying to conduct more Islamic education programs. Women's education tends to be relatively subordinated due to the influence.
Also, the current economic situation in Turkiye is not very good. There are many cases where it is difficult to go to university because there are not many jobs. So these days, Turkish mothers are worried about their children's future jobs. Even I can't see our children's future in Turkiye. Therefore, after graduating university students want to go abroad, and those who can afford it tend to send their children abroad when secondary schools.
What is the average daily routine of Turkish children?
Students go to schools at 8 a.m. and schools finish around 3 p.m. Private schools have after-school classes, but local schools don't have such programs. After schools finish, most children go to various sports and arts institutes.
After coming home, they do school homework and go to bed after spending time with their family.
Turkish children also go to private academies a lot like Korea. So when mothers meet together, they share information about good academies and teachers.
You said Turkish schools make students study a lot, so do they feel burdened the university entrance exams?
Of course. They feel a lot of pressure on the test itself. In Turkiye, after you take the test, apply for the university, and if you do not enter the university, but take the university entrance exam again the following year, there is a penalty that cuts a certain percentage of your grades. So they tend to feel more pressure.
There are so many universities in Turkiye. Some of the best schools, like Istanbul Technical University, and others are not very high-quality schools. It's great to go to a good university, but that's only a small number.
So Turkish mothers don’t think university degrees are the only important. Rather, they think it is important for children to exercise steadily in sports teams and to learn discipline.
Maybe that's why Turkiye is strong in sports. Not long ago, Turkiye won many sports games at the Euro sports competition
Studying a lot at school is similar in Korea and Turkiye, but I was surprised goals about university are different. So how do you want to raise your kids?
I wish children could play at least one music instrument in adulthood. So my daughter is constantly playing the piano. I hope they continue to play sports as well. I think there are definitely things that children can learn, if they have consistently played team sports. My son is a member of the school basketball team and is currently playing basketball.
The most important thing is a foreign language. I think foreign languages are essential for children these days. I want to teach and support children so that they can speak more than two foreign languages.
Finally, I think my children can choose what they want to do by themselves. My first son decided on his career as a chemical engineer. If there is anything I need to support his dream, I will definitely do it and encourage him.
What I thought while listening to Turkey's education story was that education is a complex output of politics, economy, culture, and history.
What surprised me the most during this interview was the different views of Korean and Turkish mothers looking at universities. Turkish schools make students study a lot, but it doesn’t mean all students and mothers’ goal is only to enter good university. Of course they want to go to good univertisy, but Turkish mothers believe improving social skill is also important. That's why they teach their kids instruments, sports and foreign languages. This is totally different from Korean mothers who tend to focus on only entering good university.
Reflecting on my Turkish mother's last words, I felt that my boundaries for children's education have wide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