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주말, 워터파크

사랑의 힘이구나

by 서리

2024년 10월 고용률은 63.3%이다. 고용률은 ‘만 15세 이상의 인구’를 말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을 하곤 주말에 이틀을 쉬게 된다. 덕분에 여행을 가더라도 금, 토 숙박엔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입장권도 평일보다 주말이 더 비싸다. 많은 사람들이 쉬는 날엔 사람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고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우리 아이는 28개월이다. 한국나이로는 4세, 만 나이로는 2세이다. 아이는 흔히 말하는 '근수저'이며 신체능력이 좋은 편이다. 운동을 했던 남편의 유전자, 학교에서 운동을 하면 항상 1-2번에 있던 나의 유전자를 잘 받은 것 같다. 여하튼, 그렇기 때문에 체력이 남다르다. 물을 정말 좋아했고 두 돌이 되기 전부터 바닥분수, 동네 물놀이장을 돌아다니며 섭렵했다. 이런 아들을 보며 캐 X베이도 다녀왔고 겨울을 맞이 워터파크를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예산을 10만 원으로 잡고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입장권만 해도 5만 원을 훌쩍 넘겼고 내부에서 찜질복은 빌려야만 했고 식사 한 끼면 이미 9만 원은 넘겼다. 그럼에도 '아이가 좋아한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는 '토요일'에 온수풀과 스파가 있는 곳을 가기로 결심했다.


9시 오픈 런을 해서 들어간 온수풀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여자친구가 입은 모노키니, 모노키니에 볼록 나온 뱃살이 부끄러운 여자친구, 그 모습까지 귀여워하는 남자친구의 모습

손주들의 재롱에 어쩔 줄 몰라하는 할머니, 아이를 챙기느라 본인의 안위는 중요하지 않은 엄마아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아이들의 모습

익숙한 듯 물에서 걸으며 운동하시는 어르신들

친구끼리 모여서 모임으로 방문하신 50대

워터슬라이드를 타며 신나게 소리 지르는 아이들

단체로 수영장에 온 태권도장 아이들, 아이들을 케어하느라 정신없는 선생님들



아이의 웃음 한 번에 우리는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아이가 낮잠을 잘 것이라는 생각을 할 때까진 말이다. 아이는 신나게 놀았고 구명조끼를 입었다가 튜브를 탔다가 잠수를 했다가 공을 던지며 놀았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놀았다. 어느 정도 놀고 나오면 과일을 먹이며 수분과 당을 보충해 주었고 다시 물에 들어갔다. 그는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실외풀까지 가자고 한다. 졸려하는 아이를 보며 따뜻한 풀에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곤 5분 정도 흘렀을 때, 앞에 보이는 아이는 물에서 잠이 들었고 그런 아이를 안고 가는 부모를 보았다. 나의 미래라고 생각하며 보았으나 아이는 잘 생각이 없었고 몸이 훅 퍼지는 건 나였다. 혈액순환이 갑자기 되면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임산부인 나는 남편에게 급하게 아이를 맡기고 사우나 휴게공간으로 가서 30분 동안 누워있었다. 그러는 동안 남편은 아이 밥을 먹였고 그렇게 오전이 빠르게 지나갔다.

오후도 마찬가지였다. 남편과 나는 서로 교대를 하며 자지 않는 아이를 감당했다. 사우나에서 책을 읽어주고 휴게공간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아이는 행복해했고 신이 났다. 목욕탕에 가서도 물속에 들어가서 잠수를 했다가 천장을 보며 누웠다가를 반복했고 그는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놀았다.


아침 6시반에 기상해서 8시에 출발했고 9시에 도착했다. 6시30분에 나왔고 집에 도착하니 7시반이었다. 우리는 평범한 맞벌이 직장인부부이고 토요일에 워터파크를 다녀오면 일요일엔 꽤나 힘들 것임을 알아도 아이가 '좋아한다'라는 이유로 큰 비용과 시간 그리고 체력을 소비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행했다. 역시나 정말 힘들었고 힘들었다. 하지만, 아이의 웃음과 행복해했던 장면은 계속해서 기억난다. 어릴 때, 부모님이 주말, 시즌마다 데리고 갔던 썰매장, 스키장, 수영장, 가을 산행 등은 진정한 사랑이었구나 생각했던 하루다. 아이의 체력은 늘어가는데 부모의 체력은 점차 떨어져만 간다. 그럼에도 평일에는 일을 해야 하는 부모들은 '사랑'의 힘으로 산이든 들이든 나간다. 별 일이 아닌 듯한 것처럼 보였던 아이와의 일상은 매번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서 하나 둘 행한다. 책임져야 하는 아이가 가끔은 버겁기도 하지만 덕분에 많은 책임감을 배워간다.

우리는 그렇게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이 세상의 부모님들 존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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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