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avan Feb 20. 2024

본격적인 학교 생활

캐나다에서의 검사 권유

아이의 첫 캐나다 학교 생활과 마찬가지인 3학년 생활은 

어리바리 적응단계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그냥저냥 지나가버렸다. 

1년이나 1년 반 조기유학을 온다 치면 이 정도만 경험하고 간다는 것인데 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이 정도면 거의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옆 테이블 사람들 먹는 것도 보고 바깥 풍경도 보기는 했지만

드디어 나온 내 음식은 시간이 없어 맛도 보지 못하고 바로 계산하고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아이의 해외 학교 생활이나 영어 실력 까지도 그저 관광지 기념 촬영 같은 것이랄까. 

우리 아이가 애매한 아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 

다른 빠릿빠릿하고 모범생인 아이들한테는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으리라고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해 본다.




아이가 4학년이 되면서 드디어 열정적이고 의욕이 넘치는 

그러면서도 장성한 아들 셋을 이미 키워내신 경력과 연륜을 겸비하신 똑 부러진 선생님을 맞이하였다. 

물론 아이도 학교 생활에 적응도 했겠다 자기 세상이 되어 날뛰기 시작했다. 

반에서 아이들과 트러블도 많이 생겼으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나가 노는 시간에 다른 반 아이들과도 문제가 조금씩 생겨났다.


이번 선생님은 그냥 넘어가지 않으시고 우리를 불러 아이의 학교 생활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지금부터 해야 할 일에 대해 제안하고 권유해 주셨다. 

끙.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선생님은 아이들이 그만하라고 할 때도 멈추지 않는 아이에 대해 설명하고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셨다. 

아마도 아이만의 이유가 있을 텐데 그것을 알고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엄마로서 지금껏 파악하기로는 

아이가 감각이 예민하여 불안한 상황에서 우리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일 때가 있는데 

그게 매우 평범치 않아 타인에게 오해할 만한 다른 뜻으로 전달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선생님도 나도 전문가는 아니다. 

선생님도 자기는 의사가 아니라고 굉장히 조심스러워하셨으며 

자기는 단지 우리에게 관찰한 결과만 설명해 주고 좋은 방법을 제안해 주는 것이지 절대 강요는 아니며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아보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는 절대 잊지 않으시고 아이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으신다.

한국에서는 상담을 가면 이런 칭찬이라고는 절대 들어보지도 못하고 

아이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이런 식으로 가면 다른 아동들에게 피해가 가서 그 부모로부터 민원이 들어올 수도 있으니 조심해라 

라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돌아오기 일쑤였다. 

그러면 우리는 학교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할 수가 없고 

학교가 무서워지고 웬만하면 안 가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내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이렇게 우리 아이가 장점이 많은 것을 처음 알았고 

선생님도 이 아이가 궁금하고 좋은 방향으로 커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하니 

굉장히 신뢰가 가고 따르고 싶을 뿐이다.


우선 패밀리닥터나 워크인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선생님의 의견을 말하고 아이의 상황을 설명하며 

소아과에 갈 수 있게 리퍼럴을 부탁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다음 소아과 의사와 진료 예약을 하고 상담을 한 후 검사를 해보라면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경고해 주시는 것이 이 모든 단계가 기다림의 싸움이라는 것. 

캐나다에 오기 전부터 들어보기도 했고 직접 와서 경험도 해보았던 터라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이것은 기다림과 인내심 그것이 전부인 것임이 확실히 맞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