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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ding Innovator Jay Apr 07. 2024

낀세대로 직장에서 살아남기

    직장인이라면 직장 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이고 또한 가장 어려운 것이 직장 내에서의 소통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직장에서의 소통을 참 어려워한다. 올해 직장 생활이 17년 차이지만 소통이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이다. 요즘 직장 내 계층구조가 얇아지고 수평적으로 변했지만 위와 아래가 있고 인사고과, 다면 평가, 피어(Peer) 평가 등 수많은 평가를 신경 쓰며 살아야 한다. 예전에는 직장 상사와의 관계만 신경을 쓰면 충분하였지만, 이제는 새로 입사한 Z 세대의 구미도 맞춰가며 어떻게 보면 그들의 눈치를 보며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 


    50~60대의 직장 상사들은 기성세대로 속된 말로 '까라면 까는 세대'이다. 상사가 '아' 하면 찰떡 같이 '아'로 알아들어야 했고, 심지어 '어'라고 해도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아'라고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해야 했다. 보고서 기안의 경우 요즘과 같이 문서를 공동으로 작성하고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에 손글씨고 작성해서 받았는데, 개성 넘치는 필기체로 작성을 해주기 때문에 문장의 문맥과 과거 글씨체를 참고하여 어떤 내용인지 동료끼리 서로 머리를 맞대고 몇 시간을 유추를 하기도 했다. 감히 상사에게 이 글자가 무엇인가 물어보지를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Z 세대의 경우에는 바로 직장상사를 찾아가서 무슨 글자인지 물어봤을 것이다. 


    반면 Z 세대는 학교 생활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거쳐 최종 면접을 통해 입사를 했다. 1점의 점수 차이로 성적, 석차, 이에 따른 학교가 달라지는 등 차이를 뼈저리게 경험했기 때문에 다른 세대와 달리 공정한 업무 및 보상에 어느 세대보다 민감함을 보인다. 그리고 누구에게 8282와 같은 숫자를 받고 공중전화에서 메시지를 확인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 없이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핸드폰을 사용했기 때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갈구하는 성향이 있다. 특히 대부분 형제가 없이 외아들, 외동딸로 커왔기 때문에 칭찬을 당연시하고 질책을 받는 등의 처우를 잘 견디지 못하는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직장에서 글쓴이와 같이 10년에서 20년 근무를 하면 팀장 등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의 위에는 기성새대가, 아래에는 Z 세대가 양쪽 방향에서 낀세대를 바라보고 있다. 낀세대는 박쥐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Z 세대는 퇴근시간이 되면 예전의 세대와 달리 직장 상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퇴근을 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퇴사를 결정하기도 한다. 특히 기성세대의 상사들은 다음 주 월요일 회의에서 보고가 필요하다면서 금요일 오후에 "다음 주 월요일 아침 회의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자료 작성 해주세요."라고 말하곤 한다. 금요일 오후에 이미 Z 세대는 긴 주말을 보내기 위해 집으로 향하고 있는 시간이고, 기성세대 직장상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은 낀세대는 금요일 저녁과 주말을 반납하고 부여받은 업무를 묵묵히 처리하곤 한다. 이런 샌드위치 상황에서 낀세대는 어떻게 직장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을 하게 된다.


    기성세대 직장상사는 무엇보다 '직장상사들이 원하는 것, 가려운 부분을 미리 파악하여 검토서를 제공'하는 낀세대 리더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롱런(Long run)하는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오너의 심중을 꿰뚫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점차 상위로 올라갈수록 말을 걸어주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제공되는 정보와 자신만의 결단(Gut)을 이용하여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수많은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결정을 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 해주는 부하를 사랑하지 않을 경영자가 누가 있을 것인가? 


    반면 낀세대는 Z 세대와 업무를 할 때 Z 세대의 칼퇴근에 따라 절대 혼자 업무를 감당해서는 안된다. 처음 리더가 된 경우 야근을 요청하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다면평가를 신경 쓰면서 싫은 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 Z 세대들이 퇴근 전에 겨우 흉내만 내어서 작성해서 던져놓은 문서를 야근을 하며 설거지하는 리더들이 많을 것이다. Z 세대는 학교에서부터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내공을 쌓아왔다. 모든 시험은 항상 범위와 시험을 치르는 날이 정해져 있다. 주어진 틀 안에서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주어진 업무, 목표와 기한이 명확한 업무, 이 업무를 왜 해야 하는지, 이 업무가 회사의 전략과 어떤 연결성을 갖고 있는지 그들이 이해하기 시작하면, 그들은 주어진 미션을 성실하게 수행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많은 시험을 통해 그들의 삶에는 주어진 미션은 성실하게 달성해야 한다는 프로그램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의 영혼까지 이용하고 싶다면, 해당 업무를 통해 그들의 커리어(Carrier)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충분하고 이해가 잘 되도록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주어진 업무를 수행한 후에는 즉시 피드백을 해주어야 한다. 그동안 기업에서 진행해 오던 연간 인사고과 평가는 게임과 수시평가의 즉각적인 도파민 보상에 길들여진 Z 세대를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 시대의 낀세대 중의 한 명으로써, 대한민국의 모든 낀세대 리더분들께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기성세대 직상상사와 Z 세대 직장후배들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공략함으로써 이 시대의 성공한 리더로 성장해 나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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