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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끼에서 얻은 긍정의 에너지

by Jay

주말을 보내고 맞이한 월요일 아침은 언제나 힘겹습니다. 특히 봄철이면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함께 공기 속에 섞여 들어와 콧속을 간질이며 재채기와 콧물을 유발하곤 합니다. 이럴 때면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의 리듬을 유지하려면 스스로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신없이 밀려오는 월요일 아침의 업무 속에서도 잠시 멈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일수록 매일의 루틴을 지속하려 노력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명상으로 마음을 정돈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깨운 후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작은 습관들이 바로 그런 루틴입니다. 몸이 무겁고 기운이 없어서 시작이 어려운 날이라도 일단 한 발을 움직이면 그 한 걸음이 마중물이 되어 일상의 바퀴는 다시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물론 몸살이나 독감처럼 피할 수 없는 상태라면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때로는 아내의 핀잔을 들어가며 팔 굽혀 펴기와 턱걸이를 하면서 스스로 감기와 싸우는 방법을 택하기도 합니다.


오늘 역시 월요일 오전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사무실에서의 오전 업무를 겨우 마무리한 후, 오랜만에 선배와 함께 한적한 곳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식당으로 향하며 미리 김치찌개와 계란찜을 주문했습니다. 불과 10분 만에 도착한 식당 앞은 이미 점심을 먹으러 온 손님들의 차로 북적였습니다. 빈자리가 없어 잠시 기다리며 카운터 옆에서 식당 안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식당 안에서는 두 분의 아주머니가 현란하게 축지법이라도 쓰듯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한 분은 갓 지은 따뜻한 밥과 맛깔스러운 반찬이 담긴 쟁반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셨고, 다른 한 분은 빈 그릇들을 재빠르게 정리하여 다음 손님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중간에 반찬을 추가로 요청하는 손님에게도 미소로 화답하며 친절을 잃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따뜻한 김치찌개가 놓인 상 앞에 앉았습니다. 새콤달콤한 김치찌개에는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두부가 듬뿍 들어 있었고, 곁들여진 가지볶음, 깍두기, 추억이 담긴 분홍 소시지 계란 부침, 아삭한 콩나물무침과 시금치나물, 그리고 담백한 어묵볶음까지, 소박하지만 푸짐한 한 상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식사를 하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이 식당을 월요일 점심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게 하는지, 손님들이 단지 맛있는 밥 한 끼를 먹기 위해서만 이곳을 찾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당 안에서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으시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며 삶의 진정한 활력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오전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고 긍정의 에너지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식당에서의 짧은 점심시간이었지만, 오전 내내 힘들다며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형언할 수 없는 긍정의 힘을 얻었고, 이제 다시 오후를 시작할 힘을 얻었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특별한 힘을 발견하며, 오후의 나에게 힘껏 달려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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