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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변화를

by Jay

사람은 편안함을 쫓아서 살아간다. 편안함은 반복적이고 익숙한 삶에서 느껴볼 수 있다. 어릴 때는 이런 안정감을 느끼는 삶을 살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 학창 시절 친구와의 만남보다는 집이 좋았고,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더 자유롭게만 느껴졌다.


오히려 그 당시에 더 도전을 해보고 새로운 것을 경험해봤어야 했는데, MBTI의 I형에게는 새로운 환경은 낯설게 느껴지기만 했던 것 같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이 정형화되어 가고 스스로에 대한 여러 규칙을 만들기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도 꾸준하게 하고 있지만 정해놓은 매일의 루틴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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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좋은 습관은 계속 오랫동안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매일 루틴을 달성했을 때 주어지는 성취감은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좋은 습관이 있으면 나쁜 습관도 있다. 수많은 좋지 않은 습관들이 있겠지만, 그중에 설탕과 밀가루가 함유된 음식을 먹게 되며 더불어 체중이 조금씩이지만 꾸준하게 늘어가는 항상성은 그 방향을 바꿔놓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동안 체중 관리에 대해 너무 자신만만했었다. 아내에게는 당신의 지방을 1kg 때어줄 수 있다면 내가 2주일 이면 다 없앨 수 있다며, 지방 1kg당 1백만 원에 처리를 해주는 알바를 하면 좋겠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간신히 나의 체중을 관리해나가고 있을 뿐이다.


왜 이런 통제하기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예전의 삶과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별다르게 변화된 것을 찾기 힘들었다. 그럴 것이다. 크게 변화된 부분이 있었다면 그 부분을 찾아서 이미 올바른 방향으로 재조정을 했을 것이다. 아주 작은 때로는 스스로 자각하기조차 힘든 근소한 변화가 나쁜 방향으로 선택을 하였는데, 이것이 누적되며 결국 큰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복부에 살이 찌기 시작하면 보통 잘 인지를 하지 못하다가 조여 오는 바지에 더 숨을 쉬기 힘들어질 때 살이 찐 것을 인지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좋은 습관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런 조그마한 좋은 루틴들을 매일 반복하다 보면 향후에 큰 결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의 나쁜 습관도 반대 방향으로 동일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결국 처음 시작된 조그만 유혹을 이겨냈어야 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그 조그만 유혹이 무엇이었는지 찾아낼 수 있었다. 목적지를 정해놓고 길을 가다가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때 바로 다시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서야 이런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 할 수 있다. 또는 그 목적지가 길을 걸어가다가 희미해졌을 수도 있다.


사람은 편안함을 쫓아서 살아가기에 반복적이고 익숙한 삶에 빠져서 살아간다. 점점 발이 늪에 빠져들어갈 때가 변화가 필요한 그때이다. 얼마 전에는 오랜만에 해외 출장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출장 기간 동안에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매일 마다 하는 일들, 일을 하는 장소, 걸어 다니는 발걸음 수, 잠을 자는 시간 등 여러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불과 일주일간의 출장에서 복귀 후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야 회사에 늦지 않는지 등 출장 전 생각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진행되던 많은 것들이 초기화되어 낯설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때다 싶어서 좋은 습관들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고, 나쁜 습관은 끊어내려고 노력했다.


때로는 이런 변화와 같은 어떠한 계기가 필요하다. 익숙함과 편안함의 매력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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