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

by 오아

"엄마 저 홍콩가요."

"태국 갔다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언제?"

"어.. 그건 정확히 모르겠는데.."

"얼마나 있다 올 건데?"


홍콩에 가게 되었다는 말에 예상과 다른 엄마의 반응에 당황스럽기도 잠시, 몇 번의 문답 후에 엄마가 내가 또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자주 혼자 여행을 갔고 대학생 이후에 나의 여행 일정은 항상 허락이 아닌 통보였으니 엄마는 내가 태국 다녀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홍콩을 가나 싶으셨던 것이었다.


"엄마 여행이 아니라 살러가요. 홍콩 항공사에 취업했어요."

"항공사에? 뭘로?"


"승무원이겠지 뭐. 하고 싶어 했잖아."


옆에서 잠자코 듣고 계시던 아빠가 처음으로 한마디 보태셨다.


"승무원? 네 나이도 신입으로 뽑나?"


불안정한 직업에 대한 반대나 언제 면접을 본건지에 대해서나 물어볼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엄마의 예상에서 한참 벗어난, 그러나 지극히 한국적인 시선의 질문에 순간 당황해서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우리나라나 나이 그렇게 보지 해외는 안 그런다."

"..그..렇죠..?"


아빠의 도움으로 어정쩡한 대답을 한 후에야 내가 생각한 예상 질문들이 쏟아졌다.

의외로 반대는 없었고, 뜻밖에 엄마는 굉장히 싱숭생숭해하셨다.

이미 교환학생 1년을 해외에서, 직장생활 3년을 다른 도시에서 나가 살았던 터라 엄마가 싱숭생숭 해 하실 것이라곤 전혀 예상을 못했던 터였다.


"그거랑은 다르지! 한국이랑 해외랑 같나. 교환학생은 잠깐 갔다 오는 거고"


엄마는 내가 출국하는 날까지 싱숭생숭해하셨지만 내 결정을 반대하는 말은 한마디도 꺼내지 않으셨다.




자식을 여럿 낳으면 그중 하나는 꼭 뜻대로 안 되는 아이가 하나씩은 있다던데 아마도 부모님껜 내가 그 아이가 아니었을까.


나는 항상 고향을 벗어나고 싶어 했고 바깥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내 세상은 늘 부모님의 세상 밖에 있었다. 그게 엄마가 염려하게 하고 아빠가 사려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은 언제나 내 결정을 반대하지 않으셨다. (어쩌면 반대한다고 막을 수 있는 아이가 아님을 이미 아셨을지도 모르겠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부모님은 항상 내 선택에 지셨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어쩌면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지 모르겠다.

월요일 연재
이전 02화면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