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

바다엔 물이 저렇게 많은데, 우리는 물이 없다.

by 글방지기 감호

바다를 본다. 푸른 물결이 끝없이 넘실거린다.

이토록 많은 물이 눈앞에 있는데,

나는 왜 한 바가지 물을 아껴야 하는가.


같은 강릉의 어느 곳에서는

화려한 불빛 아래, 수영장에서 파티가 열린다.

그러나 우리 동네 논밭은 갈라지고 있다.

정성껏 키운 벼는 고개를 떨구었고,

작은 식당에서는 수도 대신 생수병을 연다.


계속되는 폭염에

우리 집은 옆 동네에서 물을 받아 왔다.

물 한 컵을 세면대에 부어 놓고

조심스레 몸을 적신다.

물이 없으면, 밥이 사라진다.

물이 없으면, 웃음이 사라진다.

물이 없으면, 여름의 햇살도 아름답지 않다.


가뭄은 늘 예고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알면서도 준비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변화는 너무나 빠르고 무겁게 우리를 덮친다.



그럼에도 나는 믿는다.

공동체는 내일을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모두의 한 걸음으로,

이 말라가는 계절에도

다시 물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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