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움학교

멈춤으로 움트는 아이들

by JS

지움학교

법원에서 6호 처분을 받은 아이가 처음 세품아에 오면, 6개월 동안 '지움학교' 소속으로 생활하게 됩니다. '지움'은 '멈출 지(止)'에 싹을 뜻하는 순우리말 '움'을 더한 이름으로, 과거의 좋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잠시 멈추고 새로운 변화의 싹을 틔우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움학교의 첫 번째 가르침은 이름 그대로 원초적인 '멈춤'입니다. 가정과 학교가 아닌, 거리에서 세상을 배운 대부분 아이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문화에서 살아왔기에, 자기보다 약한 친구는 괴롭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품아에서는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동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세상의 규칙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입니다. 아이들은 큰 혼란에 빠지지만, 이 과정을 통해 비로소 자기 행동을 돌아보는 첫걸음을 떼게 됩니다. 자신의 언행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예측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잘못된 행동을 멈추지 않았을 때 모두에게 불편한 상황이 생긴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멈춤'을 배우는 과정은 체계적인 규칙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지움학교의 모든 것은 단체 활동이 기본입니다. 아이들은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씻고, 방을 정리하며, 모든 수업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외부와의 소통은 일주일에 한 번, 부모님과의 전화 통화와 편지로만 가능합니다. 학교와 숙소생활에서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회피하거나 힘으로 해결하던 이전의 방식 대신 모두가 모여 대화로 문제를 풀어갑니다. 처음에는 이 순간을 힘겨워하던 아이들도, 몇 달 먼저 온 선배들이 자신이 이해한 규칙을 설명해 주고 이끌어주는 문화를 통해 점차 적응해 나갑니다.


지움학교의 교육은 아이들의 내면에 새로운 싹을 틔우는 데 집중합니다. 교육 과정은 필수 교과(국어, 영어, 수학) 학습과 더불어, 체육 전문가가 진행하는 몸수업, 다 함께 악기를 배워 무대에 오르는 음악수업 등으로 구성됩니다. 대부분의 아이가 학업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고, 중고등학생 나이임에도 기초적인 영어 단어조차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학습을 강조하는 이유는 '성공의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심어주기 위함입니다. 초등학생 수준의 영단어를 외우고 시험을 통과하는 작은 성취를 통해, 아이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마음속에 새기게 됩니다.


이처럼 지움학교는 아이들이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멈추고(止), 공동체의 규칙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의 싹을 틔울(움) 수 있도록 돕는, 세품아의 가장 중요하고 첫 번째가 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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