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부산에서 카바레를 하시던 사돈의 팔촌의 사촌 얘기가 나왔다. 부산 큰 부자에 기마이가 좋았다고.
“기마이가 뭐지?”
“시마이 비슷한 건가?”
“시마이는 뭐지?”
“니마이도 있잖아.”
“시마이나 니마이는 많이 쓰는데 시마이는 처음 들어 봐. “
기마이는 경상도 방언이다. 시작은 일본어에서 왔다. 돈이나 물건을 선선히 내놓는 사람에게 쓴다. 일본어 “기마에 (きまえ, 気前)”에서 유래한 한국어 은어다. “기마에”는 “마음의 넓이” 또는 “돈을 아끼지 않고 베풀어 주는 성격”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이 의미를 바탕으로 “돈을 아끼지 않고 후하게 주는 행위” 또는 “돈 쓰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태도“를 의미할 때 쓴다.
”시마이(しまい, 仕舞)“는 하던 일을 마물러서 끝냄. 또는 그런 때를 말한다.
“니마이”는 일본어 “니마이메(二枚目)”에서 유래한 한국어 은어다. 일본 가부키 무대에서 배우들의 등장 순서를 나타내는 간판에 두 번째에 적힌 배우를 “니마이메”라고 불렀는데, 주인공 역할을 맡은 주연 배우보다 덜 중요하지만 멋지고 매력적인 조연 배우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시마이며 니마이는 많이 들었는데 기마이는 못 들어보았다는 뜻은 언어의 존재에 대한 반증 아닐까. 나방이라는 말이 없는 불어에서는 나비와 나방의 구분이 없듯이. 돈을 아끼지 않고 후하게 주는 행위가 사라져 가기 때문에 그런 은어도 쓰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아끼지 않고 퍼주다 보니 곳간이 텅 비어, 가족들에게 비난을 받았겠지.
좋은 우리말이 있으니 은어는 잊어도 좋겠다. 기마이 대신 기분파, 시마이 대신 끝 혹은 정리하자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니마이는 무슨 말로 대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 단어를 안 써본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