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by 미냉

오래전

숲에는 정해진 규칙이 없었습니다.
강한 짐승이 먼저 먹었고, 빠른 짐승이 먼저 잠자리를 차지했죠.
서로의 사정은 중요하지 않았고 말보다 본능이 앞섰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숲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나치게 굶주린 동물이 있었고,
매번 쫓겨나는 짐승도 있었습니다.
어떤 날은 분노가 쌓였고 어떤 날은 침묵이 무거웠죠.

동물들 사이에는 불만이 자라났고
누군가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정할 수 있다면, 숲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숲의 중심에 자리를 하나 만들기로 했습니다.
누구나 볼 수 있고 누구나 오를 수는 있지만
아무나 오래 머물 수는 없는 자리.

그 자리에 처음 오른 건 숲을 오랫동안 다스려온 짐승이었습니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누구도 그 짐승보다 먼저 오를 생각을 하지 않았죠.


긴 시간이 흐른 뒤
그 짐승이 자리를 내려왔고
돌판은 비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숲의 동물들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다음으로 돌판에 올라야 할까?”
“어떻게 정해야, 숲이 나아질 수 있을까?”


그렇게
숲은 처음으로 ‘선택’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

그것이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입니다.
돌판에 올라간 수많은 동물들의 계절.
그리고 그 숲이 지나온 시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