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쉬운 사람들
"잘 지내요?"란 말 한마디 하지 못해서 그녀의 주위를 오늘도 서성인다.
말을 할 수 없는 우편배달부 레이는 안부를 물어야 하는 순간이 가장 어렵다.
그래서 그는 늘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속도로, 비슷한 거리에서 그녀를 바라본다.
레이는 자신이 들고 다니는 우편 가방보다
자신이 말하지 못한 문장들이 훨씬 무거워졌다는 걸 알고 있다.
그녀는 매일 저녁,
창문을 반쯤 열어둔 채 화분에 물을 준다.
레이는 그 작은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를 멀리서 듣곤 한다.
그 소리가 마치 안부의 대답처럼 느껴져
그 순간이 오면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잠시 고른다.
오늘도 그는 말 대신
주머니 속에 오래 품어둔 작은 사진 한 장을 꺼냈다.
한 번도 건네지 못한.
언젠가 그녀가 묻지 않아도,
사진 한 장만 보아도,
그가 전하고 싶은 안부가 닿을 수 있을까.
레이는 그런 마음으로
다시 한 걸음, 그녀의 집 앞 그림자 속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