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쉬운 사람들
어느 날, 아이가 찾아왔다.
아직 후회를 맡기기엔 너무 이른 얼굴이었다.
"사람이 죽으면 다들 울어요.
그리고 다들 말해요.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고."
전당포주인은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잘했니?"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도 했고, 같이 밥도 먹었고, 싸운 적도 없었어요. 그래도... 더 잘했어야 했어요."
"충분히 잘해 준 거 아니니?"
전당포 주인은 아주 조금 웃으며 말했다.
아이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그래도... 없어졌잖아요."
"그건 애도야."
"후회는요?"
"후회는 이렇게 말해.
'내가 부족해서 죽었다.'"
"그럼 애도는요?"
"애도는 이렇게 말하지.
'있었고, 함께였고, 이제는 없다.'"
아이는 아직은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는 뭘 맡기면 돼요?"
전당포 주인은 말했다.
"아무것도. 너는 이미 애도를 하고 있으니까."
아이는 빈손으로 전당포를 나섰다.
전당포주인은 안다.
그 아이가 결코 빈손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은,
혹은 어른이 되어서도
후회라는 감정을 정확히 알지 못할지라도,
그 아이는
누군가의 죽음을
자기 부족으로 바꾸지 않는 법을
이미 배웠다는 것을.
전당포 주인은 장부에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애도는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