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쉬운 사람들
불 꺼진 극장 안,
그리 슬픈 장면도 웃긴 장면도 아닌데
몇 안 되는 관객들이 깔깔거린다.
뒤에선 훌쩍, 훌쩍
콧소리가 들린다.
감기일까, 비염일까.
조금 거슬리지만, 애써 외면해 본다.
크고 웅장한 스크린에 집중해 본다.
훌쩍, 훌쩍.
주인공의 대사 속 리듬을 얹듯 제법 리드미컬하다.
이미 머릿속은 눈앞 스토리 보단, 귀 뒤 스토리가 더 궁금해졌다.
뭐가 그리 슬픈 걸까. 화난 걸까. 억울한 걸까. 답답한 걸까.
휴지에 코를 풀 듯,
부디 마음도 풀렸길 바란다.
불 꺼진 극장 속에서
그는 이제야
자기 마음에 불을 켰을지도 모른다.
혼자 앉아 울어도
이상하지 않은 곳.
장르가 잘 맞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상관없다.
불이 켜지고 나서야
그 소리는 멈추어졌고,
나는
바로 일어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영화가 끝났을 때,
어떤 장면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엔딩 크레딧만
오래오래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