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카트만두
여행지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이 나라는 여행하기에 어땠는가?'라는 질문을 천 명에게 던지면 천 가지 답이 나올 것이다. 어느 나라나 다 그렇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지갑을 도둑맞으면 나에겐 최악의 장소가 되는 것이고, 틈만 나면 전기가 끊기는 열악한 나라에서라도 캄캄한 밤에 등불을 나눠주는 친절한 이웃을 만난다면 그곳은 다시 돌아가고픈 제2의 집이 되는 것이다. 그 어딜 가든 결국 한 장소의 인상은, 누구를 만나느냐, 무슨 일을 맞닥뜨리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어느 장소에 대해 어떤 말을 듣든지, 그건 개인의 감상평임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안 좋은 말을 듣는다고 미리 색안경을 낄 것도, 칭찬일색이라 해서 지나친 환상을 가질 것도 없다. 어디든지 내 발로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얼마 전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놀랐다.
"그거 알아? 네팔인들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진 사람들도 의외로 꽤 있대."
"정말? 왜?"
"몇몇 네팔인 가이드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사기를 치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래."
"헉.. 그렇구나. 나는 만난 중에 네팔 사람들을 거의 최고로 꼽고 싶은데."
이처럼 나에게 최고의 여행지였다 할지라도 어떤분들은 같은 곳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감사하게도 네팔은 우리에겐 천국에 견줄만한 곳이었다.
히말라야의 때묻지 않은 설경을 닮은 사람들의 순수함.
말할 것도 없이 경이로운 자연.
방문객들마저 '나마스떼' 하며 자연스레 두손 모아 공손히 고개 숙이게 하는 땅.
엉클어진 마음을 가지런히 정돈하게 되는 땅.
아무 생각 없이 왔다가 순례자의 마음으로 떠나게 되는 땅.
그런 말들로 수식하게 되는 나라였다.
카트만두를 끝으로 네팔을 떠난다. 불교신자도, 힌두교신자도 아니지만 지내는 동안 신기하게도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이 들었다. 더할 나위 없었던 시간 중 히말라야에서 마음껏 더 길게 머물지 못했다는 일말의 아쉬움은 훗날의 재회를 위한 약속 삼아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