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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Dec 08. 2023

사랑의 계절 - 3

“저.. 혹시 폰팅하실래요?”

웃음기를 머금은 긴장된 모습의 정윤은 수줍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네? 폰…팅이요?”

당황스러운 진희의 목소리.


“크흐흐흐흡…”

전화를 거는 정윤 옆에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걸 필사적으로 참으며 둘의 전화를 엿듣고 있는 정재.


 "아... 전화번호는 어떻게...?"

진희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누나를 슬쩍 확인하고는 안방 창문을 열고 몸을 창문 바깥으로 빼고 묻는다.


정윤이가 든 수화기에 바짝 붙어 진희의 말을 들은 정재는 전화기 옆에 펼쳐놓은 종이에 '졸업앨범!'이라고 쓴다.


"졸업앨범에서 보고 알았어요."

 능청스런 표정으로 말하는 정윤.


"아... 네..."


덫에 걸어놓은 먹이 앞에서 냄새를 맡으며 기웃거리는 사냥감을 바라보는 사냥꾼처럼 정재는 신이 난다. 정윤을 툭툭 치며 종이 제일 위에 적어놓은 '폰팅하실래요?'라는 말에 밑줄을 긋는다.

정윤도 사냥감을 재촉한다.

"저하고 폰팅하실래요?"

진희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다짐한듯 대답한다.

"아니요.. 저 다음에 할게요."

"아! 네..."

정윤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오빠야, 진희 오빠야 안 넘어오네."


"와..! 아깝네! 오... 이진희! 안 넘어오네!"

사냥감을 눈앞에서 놓친 정재는 허탈해한다. 그리고는 이내 다른 사냥감을 찾기 시작했다.


"정윤아, 병헌이는 100% 넘어올거야. 한 번만 더해보자."

정재는 간절한 눈빛으로 동생 정윤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인다.


"이제 안할란다. 내 친구만나러 가야된다."

정윤은 왠지 상쾌한 기분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나간다.


"야! 이정윤! 한 번만 더 해보자."

"나 간다!"

아쉬운 입맛을 다시는 정재.


정재는 동생이 나간 걸 확인하고는 우편함으로 간다.

우편함을 들여다 보는 정재.


"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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