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백 선생님, 다음주 토요일에 뭐하세요?”
“다음주 토요일이요..? 뭐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그럼, 저.. 저희 반 아이들 몇 명 데리고 동부읍성으로 소풍 가려고 하는데, 선생님도 반 아이들 데리고 같이.. 가실래요?“
“아..! 네! 좋지요! 보영 선생님! 다음주면 벚꽃도 한창이겠네요. 가서 애들하고 뭐하고 놀까요?“
“읍성 바로 옆에 박물관에 갔다가 읍성따라 한 바퀴 돌까요?“
“거기 바람도 많이 불던데, 연도 하나 날려볼까요?”
지난 주 박보영 선생님의 제안에 허동백 선생님은 일주일동안 실실 웃고 다녔다.
“허동백 선생님! 안녕하세요? 먼저 와계셨네요!”
박보영 선생님은 학교 교문 앞에서 기다리는 허동백 선생님 일행을 보며 인사를 건넨다. 민수, 종국, 장호가 신난 표정으로 박보영 선생님 뒤를 따라온다.
“보영 선생님! 오셨어요? 저희도 방금 왔어요!“
허동백 선생님을 따라온 진희, 정재, 병헌이도 친구들을 만나 신이 났다.
“출발할까요? 여기서 한 15분 정도 걸으면 박물관에 도착할거에요.”
허동백 선생님은 가방 속에서 캔커피 하나를 꺼내 박보영 선생님께 건네며 말했다.
“어머! 감사해요. 잘 마실게요.“
박보영 선생님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한다.
허동백 선생님은 입이 귀에 걸린다. 따뜻한 햇살 아래 햇살보다 더 밝은 웃음을 짓는 박보영 선생님과 함께 걷는 지금이 달달한 사탕을 입에 문듯 달콤하다.
“애들아, 가자!”
“네! 야! 가자!“
신이 난 목소리로 대답한 녀석들은 두 선생님을 따라 나선다.
“야! 진희야, 오늘 내가 여기 오려고 일주일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나?”
민수가 진희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이야기한다.
“고생? 뭐 했는데?”
“영어 노래 가사 다 외워서 쓰고 불렀제, 영어 쪽지 시험 만점 받았제, 영어 단원평가 만점 받았제, 이 행님이 영어의 신이 됐다 아이가.”
민수는 한탄인지 자랑인지 모를 자신의 노고를 스스로 치하했다.
“오…! 민수, 니 좀 했네! 영어 노래는 무슨 노래 외웠는데?”
진희는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행님이 불러줄게. 잘 들어봐라.”
“그래. 한 번 멋지게 불러봐라. 들어줄게.“
민수는 목을 몇 번 가다듬고는 제법 진지하게 노래를 부른다.
“Who knows how long I’ve loved you~ You know I love you still~ Will I wait a lonely lifetime~ If you want me to, I will~ For if I ever saw you
I didn't catch your name~ But it never really mattered~ I will always feel the same~ Love you forever and forever Love you with all my heart~”
벚꽃이 날리고
재잘거리며 노래하는 아이들이 앞서고
두 선생님의 즐거운 대화는 아이들의 뒤를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