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왔다! 어머! 여기 진짜 예쁘다. 맞지? 얘들아!”
박보영 선생님은 박물관 정문부터 건물 계단까지 이어져 있는 벚꽃터널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얘들아, 너희들 여기 한 번 서봐. 사진 하나 찍자.”
바람이 살랑일 때마다 분홍 꽃잎이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풍경 속에서 박보영 선생님은 아이들을 재촉한다.
”오! 여기도 예쁘다. 요기 앞에 서 봐. 하나 둘 셋!“
디지털 카메라 속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박보영 선생님은 봄 햇살같은 미소를 짓고있다. 그 옆엔 따뜻한 봄 햇살을 만끽하며 민들레처럼 웃고 있는 허동백 선생님이 있다. 그리고 그런 선생님들이 좋은 녀석들.
“자, 지금부터 미션을 하나 준다. 고개를 들어봐.“
허동백 선생님이 손가락으로 박물관 건물 위쪽을 가리키며 녀석들에게 말한다.
“천복 박물관 이름 앞에 있는 그림 보이지? 이 박물관의 상징물인 유물이야. 저 유물이 뭔지, 어떤 용도로 사용한 것인지 알아오는 것이 미션이다. 미션을 완료하는 사람에게는 저기 앞에 있는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씩 사준다. 출발!”
허동백 선생님의 눈동자를 따라가다 현관 입구에 있는 빨간색 자판기를 확인한 녀석들은 몸을 돌려 우다다닥 뛰어간다.
“박물관 안에서는 천천히 걸어다녀라!”
“네!!”
씩씩하게 대답하고 뛰어들어가는 녀석들.
“우리도.. 들어가 볼까요?”
녀석들의 뒷모습을 보고있던 박보영 선생님이 고개를 돌려 허동백 선생님에게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그럴까요?”
싱긋 웃으며 대답한 허동백 선생님.
박보영 선생님과 허동백 선생님이 나란히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녀석들은 벌써 2층으로 올라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선생님! 그거 찾았어요!”
녀석들이 기다렸다는 듯 2층 전시실에 올라온 선생님들을 둘러싸며 이야기한다.
“그래? 이야! 대단한데? 누가 말해볼래?“
허동백 선생님은 녀석들을 띄워주며, 묻는다.
“그것은 바로 청동 칠두령입니다!“
병헌이가 범인을 밝히는 탐정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유물의 이름을 말한다.
“좋아. 그럼 칠두령의 뜻은?”
허동백 선생님의 질문이 시작됐다.
“칠두령의 뜻…? 음.. 칠이니까.. 일곱! 일곱 개의… 일곱! 일곱!”
“병헌아, 나와봐라. 내가 할게.”
첫 번째 질문에 일곱만 외치던 병헌이는 무대에서 밀려나고, 정재가 나선다.
“칠두령은 어.. 일곱 개의 머리를 가진 방울입니다.“
“좋아! 그럼 칠두령은 어디에 쓰던 물건인고?”
두 번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정재는 눈빛을 반짝이며 대답한다.
“칠두령은 의기성 유물로, 긴 막대기 끝에 달고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재는 칠두령을 처음 발견하고 그것의 용도를 밝혀 사람들에게 발표를 하는 박사님처럼 발표를 한 스스로가 멋지게 느껴진다.
“오오오!! 정재!“
“쫌 한다이!!”
진희가 추임새를 넣고, 종국이가 마무리를 한다.
“굳!! 정재 통과!!“
“이예스~!!”
허동백 선생님의 합격통보에 정재는 특유의 예스 발음으로 기쁨을 만끽한다.
“다음 도전자!”
“저요! 칠두령은 일곱 개의 머리가 달린 방울이고…., 어.. 의기성 유물로…“
허동백 선생님 앞에 녀석들이 줄을 선다.
그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는 박보영 선생님.
“자! 먹고 싶은 음료수 하나 골라라!”
“예! 잘 먹겠습니다!”
박물관 구경을 다하고 나온 선생님과 녀석들은 시원한 음료수를 하나씩 들고 마신다.
“딸깍!”
“너거 이거 원샷할 수 있나?“
병헌이가 콜라를 따서는 녀석들을 도발한다.
“당연하지! 내 잘 봐라. 꼴깍꼴깍꼴깍꼴깍꼴깍!”
먹는 것에는 자신있는 종국이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자신의 콜라를 들이켜기 시작한다.
녀석들의 눈은 모두 종국이의 치켜든 턱을 향해 있다.
“꼴깍꼴깍! 꼴~깍!”
콜라 캔이 종국이 입에서 떨어져 위로 멀어지고, 종국이는 들었던 얼굴을 정면을 향한다. 그리고 슬로우 비디오처럼 천천히 벌어지는 입술!
“끄어어어어어어어어억억!!”
“푸하하하하!!”
“아! 진짜 더럽게!”
지켜보던 녀석들이 자지러진다. 승부욕이 발동한 병헌이는 이미 콜라를 들이켜고 있다.
“꿀꺽꿀꺽꿀꺽!! 꿀! 꺽!”
한 방에 콜라를 다 쏟아넣은 병헌이는 태권도의 품새처럼 다리를 벌리고 양 손바닥을 하늘을 향한채 아랫배에서 무언가를 위로 끌어올려 장풍을 쏘듯이 앞으로 팔을 쭉 뻗는다.
“꺼어어어어어어억! 꺼어억! 꺼어억! 꺽! 꺽!“
“아아! 진짜!! 고마해라! 더러버 죽겠네!“
녀석들이 뭐라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종국이와 병헌이는 서로에게 장풍을 쏘아대고 있다.
“꺼억!”
“꺽꺽!!”
“윽!”
“억!”
”얘들아! 이제 읍성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