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멜랑콜리아
우울은 수용성
뽀득뽀득 씻겨낼
거추장스러운 감정
우울증이 감기면
길잃은 눈물 콧물이
자락자락 흘러내려
욕조 하나, 늪을 채웠다
욕실 안 사방에
말라붙은 머리카락
제자리를 찾지 못해
얽히고설킨 방향성
길을 잃은 길치
이유를 잃은 질문
비릿한 물비린내 탓일까?
그날, 모른 척 문을 닫은 건
마른 울음을 보이기 싫은
너를, 잃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230403
배너 : <Origin of the Greek Vase> 1900-1910, Auguste Rod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