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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Sep 16. 2022

깡패 속성 버리기 / 퇴로 열어두기

생각 없이 저지르지 마라

# 깡패 속성 버리기


도시 탈출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깡패 속성만은 절대 버려야 한다. 저질러 놓고 생각하지 말고 심사숙고한 후 실행하라는 소리다.


마피아, 조폭, 야쿠자, 건달, 깡패 뭐라 불리든 이 집단을 관통하는 단어는 주먹이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대화보다 주먹을 먼저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일시적으로는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후유증은 남게 마련이고 그만한 대가도 치르게 되어있다. 인생 2막이 걸린 중차대한 도시 탈출 과정에서 무지성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깡패가 휘두르는 주먹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일을 저지르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고 판단하여야만 한다.


'일단 저질러라. 그렇지 않으면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한다.' '성공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밀든지 당기든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말과 다르지 않느냐는 분들도 있겠지만 분명히 다른 내용이다. 이 교훈은 쓸데없이 걱정만 하다 하세월 보내지 말라는 소리다. 뒷일은 생각지도 않고 주먹을 휘두르라는 소리는 아니지 않은가. 물론 생각이 충분히 숙성되면 과감하게 행동하여야 한다. 어쩌면 영원히 해결될 수도 없는 쓸데없는 걱정으로 하세월을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제차 강조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귀농은 허상이다. 완벽한 준비란 불가능하지만 숙고하고 숙고하라. 특히 가족과 함께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깡패처럼 생각에 앞서 주먹을 먼저 휘두른다면, 시골 밤하늘을 떠도는 귀신처럼 팜사이더가 되어 시골길을 헤맬 수 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 퇴로 열어두기


낯선 여행길에서 방향을 잃을 경우 일단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 확신도 없이 나아가는 것은 목적지 없이 걷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래가 불투명할 때는 과감하게 원점으로 되돌아가 다시 방향을 설정하고 출발하는 것이 지혜롭다. 도시 탈출을 계획할 때 만일을 대비해 항상 퇴로를 열어두라는 소리다.


사업을 하면서 간과하기 쉬운 위험을 키우는 두 가지 사례가 있다. 성공이 불확실함에도 매몰비용을 이유로 자본 투입을 지속하는 행위, 멈추면 넘어진다며 계속 페달을 밟듯 무의미한 사업을 지속하는 경우다. 모두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도시 탈출도 마찬가지다. 


탈출 이후에 대한 확신이 없는데도 뱉어놓은 말에 대한 위신 때문에, 그동안 투자한 게 아까워서 그리고 탈출 자체가 목적이 되어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면, 탈출은 하였으되 정착지를 찾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나아갈 때를 아는 것처럼 물러설 때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때로는 스스로 퇴로를 차단한 채 목숨 걸고 싸워야 할 전쟁이 있다. 하지만 퇴로를 열어두고 작전상 후퇴를 해야 하는 전쟁도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전쟁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진격하면 그만이다. 아직 때가 아니라면 후일을 도모하고 잠시 한발 물러나는 게 진짜 용기다.


무모한 도전보다 차라리 소심한 기회주의자가 낫다. 도시에서 할 일이 있으면 버틸 만큼 버텨도 된다. 도시 탈출의 꿈을 잠시 뒤로 미룬다고 포기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도시 탈출을 위해 희망차게 나아가되 퇴로를 열어두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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