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엔 튤립의
애끓는 소리가

# 사랑, 그 여백 30

by 김백



눈 내리는 밤엔 튤립의 애끓는 소리가


나의 詩는 이 겨울 내내 벽난로 위에서 속을 끓였습니다


나타샤의 동네에서 물 건너왔다는 이백삼십 킬로의 버몬트캐스팅 벽난로


저 불머슴 같은 놈은, 밤마다 내 소주병이라도 훔쳐 마시는지 혼자 달뜨다 내 속을 보이찻물보다 뜨겁게 끓여놓곤 하였는데


사위가 고요한 밤 詩가 되지 못한 파계破戒의 문장들이 타닥타닥 자작나무 화염 속에서 거룩한 다비식을 치렀습니다


사륵사륵 지상의 업業들이 포근한 눈 속에 잠이 들면


땅속 깊은 선방禪房에서 봄의 격정을 흠모하는 튤립의 애끓는 염불 소리가 들리곤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