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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Jul 10. 2023

함께함의 즐거움

그림책으로 글쓰기 1기 모임 후기

나는 나를 잘 믿지 못한다. 

혼자 무엇인가 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안다. 혼자서도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다.  

    

그림책으로 글쓰기 1기 수업을 기대하며 참여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글을 많이 못 쓰는 것 같아, 스스로에게 약간 불만이었는데 이 모임 개설을 보며 신이 났다.      

구체적으로는 3주 동안 매일 15줄 이상 정해진 주제로 글을 쓰고 개인 SNS에 글을 올리고 공유하는 모임이었다.   

작년 브런치를 처음 시작하면서 초반에 매일 쓰던 것이 생각하며, 별로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약간 가지고 모임에 들어갔다. 


하루 이틀은 그럭저럭 할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3일부터는 보통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즘에 글을 써도 일주일에 한두 번 간신히 쓰다가, 매일 정해진 주제로 쓰려니 부담감이 장난 아니었다.      

하루는 글을 완성하고 보니, 내가 전에 써놨던 에피소드와 겹치는 글을 쓰고 멘붕이 찾아왔다. 맙소사, 원래 인증을 개인 SNS에 하는 것이 기본인데, 그날은 그냥 단체방에 한글파일로 올리고 말았다.

작가님께서 ‘ 결말이 더 좋아졌는데요’라는 말에 다시 한번 전에 글과 비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약간의 다른 결말과 글의 구성이 달라져 있음을 보게 되었다.      

한 번은 전에 쓴 글과 비슷한 주제와 겹치는 주제도 있었다. 그 주제를 가지고 쓰면서 그때의 상황과 생각이 오랜 시간 흐르지 않았지만, 바뀌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두 사건을 통해 나의 환경도 변하고 글도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예상대로 혼자 마음만 먹었다면 끝까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각자의 SNS에 올린 글들을 공유하며, 같이 서로 으쌰으쌰 했기에 15일간의 글을 쓸 수 있었다. 하루는 밀려서 두 개 올리긴 했지만, 정말 오기로 했다. 이끌어주시는 작가님의 매일 올려주시는 주제도 많은 힘이 되었다.      

스스로 돌아볼 때 올려주시는 주제를 오래 느끼지 못하고, 너무 쓰기 급급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면(있을 때가 거의 없지만), 좀 더 좋은 글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임 글쓰기에 집중하다 보니, 일상의 아이들 이야기를 쓰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글 속에 아이들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했지만, 최근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어 이거 써야지’ 했던 것이 메모라도 해놨어야 하는데 하는 자책이 들었다. 

자책을 하면 끝이 없지만, 그래도 약간 완주했다고 하기는 애매하긴 하지만 끝까지 한 나에게 칭찬해 주고 싶다. 


늘 긍정적으로 피드백해주시는 이현정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나는 칭찬을 잘 못하는데, 함께 해주시는 작가님들께서 자꾸 칭찬해 주셔서 민망하지만, 힘이 되었다. 

다른 작가님들께 하고 싶은 말은 있으나 소심해서 말씀드리지 못한 때도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늘 글을 보며 '우와'를 외쳤었다.       


마무리 줌모임을 하면서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나누게 되었다. 

뭔가 말하고 나니 매우 부끄럽지만,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글로도 적는다. 

책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멈추지 않고 조금 더 나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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