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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혜경
Jan 05. 2025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
- 정리하며 만난 사람들
“팀장님 사진 한 번 보세요 ^^”
전날 정리해 드린 고객님께서 사진 한 장과 함께 연락을 주셨다.
사진에는 옷걸이에 어설프게 걸린 옷이 옷장 문에 걸려있었다.
아침에 남편이 출근하면서 “이 옷은 어디에 둬야 돼?” 라며 밤새 입고 있던 잠옷을 들고 방황을 하더니 저리 해놓고 갔더라며 즐거워하셨다.
이 고객님은 달랐다.
대부분의 소통을 문자로 하다 보니 글의
갯
수가 많아지는 탓에 상황이 종료됐거나 상담 후 이틀 정도까지 추가적인 소통이 없는 경우 나는 무조건 문자를 지운다. 가
족이나 친구와의 연락도 예외는 없다.
그런데 이 고객님과의 연락은 쉽게 지워지지가 않았다. 절실히 정리가 필요한 상황인데 그래서 당장이라도 요청하고 싶은데 남편의 반대로 하지는 못하고 마음은 답답하고 그런 내용의 하소연이었다.
글을 주고받는 동안 나도 맘이 동화돼서 속상하기도 하고 왠지 어느 날엔가 라도 꼭 연락을 주실 것만 같았다.
그로부터 두 달도 훌쩍 지났을 때쯤 진짜로 연락이 왔다. 구석구석 솜씨를 발휘해 준 우리 선생님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작업도 마쳤다. 그리
반대하셨다
던 남편분이 좋아하시고 유지하려 조심스러워
하셨다니 얼마나 뿌듯한 소식인지 몰랐다
.
정리수납전문가 1급 과정엔 현장실습이 있다.
1급의 학습목표가 정리가 직업이 되는 것이니 만큼 정리를 글로만 배울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함께하는 수강생 중 한 명이 고객이 되어 그 집을 정리하며 실습을 하게 된다.
실습이 끝나면 결과 보고와 함께 고객의 입장이었던 수강생의 소감을 듣게 되는데, 수강생이 ‘실습 끝나고 불편해졌다’는게 아닌가.
일동 잠시 긴장했는데 수강생 왈
그동안 남편은 거실 소파에서 본인은 안방 침대에서 잠을 잤는데 안방이 정리되고 나니 남편이 갑자기 안방 침대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단다.
불편해서 이전처럼 나가서 자라고 하니 남편 왈 “당신이 나가” 하더란다.
그 집에 곧 셋째 소식이 들리겠다며 즐거운 웃음으로 실습은 마무리되었다.
정리된 공간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 일을 하며 느끼는 건데 말끔해진 환경 변화에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행복감과 즐거움을 느낀다.
우리 집이 혹시 지금 불화하다면 그런데 그 원인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면 우선 집안을 둘러보기 권한다.
가족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인지 다시 충전해서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환경인지를 꼭 체크해 봐야 한다.
혹시 ‘NO’라는 대답이 나왔다면 지금 정리를 시작해야 한다.
혼자서 못 하겠으면 가족이 함께하고 그도 안되면 전문가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한다.
우리 가족이 다시 행복해지는 시작 단추는 어쩌면 정말 가까운데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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