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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경 Jan 03. 2025

설레는 옷방정리

- 실전!! 정리수납

옷장 문을 열고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소리가 “입고 나갈 옷이 없네”다.

그럼 옷장이 텅텅 비어있을까?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사람들은 정말 옷이 많다.

가지고 있는 옷의 양은 빈부의 차이를 가리지도 않는다.

얻어서 많든 사서 많든 그냥 많다.

그럼에도 왜 입고 나갈 옷이 없는 것일까?

가지고 있는 옷들을 세세히 살펴보면 현재는 입지 않는 옷 또는 입을 수 없는 옷들의 비중이 제법 높다.


그중 처음 살 때 꽤나 비싼 돈을 주었기에 유행이 지나서 입을 수는 없지만 차마 내 옷장에서 내보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대부분의 물건은 세월이 흐르면 당연히 처음의 가치를 계속 유지하지 못한다. 10년 전에 100만 원짜리 옷이 지금도 100만 원의 가치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처음 지불했던 100만 원은 잊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이 옷을 지금 입고 현관문을 나설 수 있는지 없는지 그것만 생각해야 한다.


괜찮을 것 같아 입고 현관문까지 왔는데 차마 문을 열고 나서지 못한 경험이 혹시 있는가?

그런 일이 두 번쯤 있다면 세 번을 시도하기보다는 차라리 의류수거함에 넣을 것을 추천한다.

문을 나서지 못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유행에 뒤떨어져 보여서, 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나이에 걸맞지 않은 것 같아서.


그 무슨 이유가 되었든 그 옷을 입고 집을 나선 나에게서 자신감을 빼앗아갈 가능성이 많은 옷이다.

그러니 그 옷의 목적지는 다시 옷장이 아니라 의류수거함이 되어도 좋다.


지금은 살이 쪄서 못 입지만 살 빼고 입으려고 대기 중인 옷들도 많다.

정리전문가로서가 아니라 살 빼고 싶은 희망사항이 있는 한 인간으로서 나는 고객님들께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고객님! 살 빼기가 얼마나 힘든데 그 힘든 일을 해낸 나한테 헌 옷 입히시게요? 저 같으면 이쁜 새 옷 사 주겠네요.”  그러면 거의 대부분의 고객님들이 “그렇긴 하네요” 하시며 웃는다.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게 만드는 옷이 있을 수 있다. 그 옷을 입어보려고 살을 빼고 싶게 하는.

그렇다면 그런 옷들만 남기면 된다.

사이즈 작은 모든 옷을 남겨두고 살이 빠질 어느 날을 기다리느라 포화상태이지만 정작 입을 옷은 없는 옷장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통상적으로 수용가능한 분량의 70~80% 만큼 채웠을 때 정리는 유지하기 쉽다.

이제 골라낼 때가 되었다.

현관문을 나서지 못하게 하는 옷, 살이 빠져야만 입을 수 있는 작은 옷은 빼내고 자신 있게 입고 나갈 수 있는 옷 들로만 내 옷장을 채워보자.

그럼 일단 옷방정리 첫걸음은 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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