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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덕 Jul 22. 2023

퇴근길에 하나씩 까먹는 글

먹으면서 먹는 얘기 하는 게 제일 맛있다

올초에 브런치에 첫 도전했던 글이다


해를 맞은 지도 한 달이 지났고 벌써 첫 달의 마지막날이다. 원래 월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데 이번 한 달은 명절이 있어서 인지 유독 길게 느껴졌다.


머릿속을 새롭게 해 보자는 다짐으로 새해에는 제대로 '기록'이라는 걸 해보자고 계획했는데 미루다가 겨우 오늘에야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2월이 아닌 게 다행.


가장 좋은 시간은 매일 두 시간의 퇴근길.

그동안은 그저 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아무거나 읽거나 넷플릭스 유튜브로 시간을 보냈다. 알고리즘의 무한루프에서 허우적거리다 보면 대충 려먹고 치워버린 끼니처럼 소화도  허무함만 남다.


'누울 자리 펴주는데 앉아있는 건 바보다'


나는 최대한 내 시간 속에 누워보기로 했다.

어영부영 앉아 있지만 말고

일단 뭐든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기록힘이 있어서 애매한 생각들도 일단 쓰고 나면 실체가 된다. 체의 뼈대가 생겼으니 살을 붙여 형태를 잡고 음 단계로 계속 발전시킬 수 있다.


사람들에게 "오늘 점심 먹을까요?"하고 물어보면 즉각 답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저런 질문으로는 먹고 싶은 메뉴를 떠올리기 힘들다. 그런데 일단 아무거나 떠오르는 두세 가지 정도 식당이나 메뉴를 기록해 두고, 상대에게도 이건 어떠냐 하고 옵션을 제시하면 거기서 선택을 하거나 파생된 다른 메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점심 메뉴'에 대한 생각의 가지는 계속 실체를 확장해서 식사 중인 우리의 머리 위까지 드리운다. 그래서 일단 식사를 하면서도 계속 먹고 있는 음식 외의 다른 음식 얘기를 하거나 음식에 관한 경험이나 의견들이 그날 식탁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글을 쓸 때도 그렇다

쓰기 전에는 죽어도 안 떠오르던 생각들이

일단 쓰기 시작하면 쓸거리가 하나둘 흘러나온다

물론 쓰던 내용과 다른 소재들도 갑자기 떠올라

모장에 별도로 저장해 두기도 한다



그나저나

브런치 작가부터 되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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