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및 연구소의 스타트업 창업 촉진

by 임 윤

연구 성과 기반 창업의 활성화


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학 및 정부 출연 연구소의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딥테크 분야의 창업은 아이디어 혹은 사업모델(BM) 기반의 창업 대비 보다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딥테크 분야는 이공계 대학 교수나 연구소의 연구원과 같은 전문 인력이 창업의 핵심 주역이 되어야 한다. 이들은 태생적으로 첨단 연구, 독창적 연구, 차별화된 연구를 지향하므로 이들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고 파급 효과도 클 것이다.

또한 대학 및 연구소의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는 정부 R&D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대학 및 연구소는 정부 R&D 사업을 수행하는 핵심 주체들이다. 이들 기관은 정부 R&D 예산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 특허 등의 성과를 창출한다. 이런 연구 성과들이 스타트업 창업으로 이어져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한다면 그만큼 세수가 늘어나 정부 R&D 투자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대학 및 연구소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창업된 스타트업은 연구 성과를 실용화, 산업화로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딥테크 분야는 기초 연구에서부터 실용화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기초 연구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더라도 연구비가 부족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스타트업 창업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정부 지원 연구비가 아니라 모험 자본을 조달해 실용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인공위성을 궤도로 올려 보낼 때 다단계 로켓을 이용하는 것처럼 연구 성과를 실용화하는 데에도 다단계 추진 체계 혹은 단계별 분업 구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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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5.1) 기초 연구 성과의 실용화를 위한 다단계 추진 체계



특히 대학의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할 필요


전 세계적으로 딥테크가 부상하면서 대학에서 창업된 스타트업(University Startup)이 증가하고 있다. 다층 신경망을 이용한 기계 학습 방식인 딥러닝(Deep Learning)이 인공지능 구현의 돌파구를 만들어내면서 인공지능 자체는 물론 자율주행, 로봇, 금융, 바이오∙헬스케어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진일보한 혁신이 창출되고 있는데, 그 혁신의 최전선(frontier)에 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들은 논문, 특허와 같은 전통적인 연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때 ‘스타트업의 불모지’라고 불렸던 일본에서도 대학 스타트업은 2014년 1,749개에서 2023년 4,288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의 대학 스타트업들도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창업한 경우가 많은데, 연구 성과 기반 스타트업의 CEO 및 CTO의 40% 이상이 박사 학위 보유자일 정도로 창업 인력들의 전문성이 높다. 대학 스타트업이 증가하면서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 창업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현재 일본 유니콘 기업의 절반 이상이 딥테크 스타트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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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일본 경제산업성(METI)

(그림 5.5.2) 일본의 대학 스타트업(university startup) 수 추이


한국에서도 창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딥테크 분야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대학이 인재 양성과 학문 연구라는 전통적인 역할을 뛰어넘어 스타트업 창업의 허브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동안 창업과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기업가정신 교육을 실시하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교수, 대학원생 등 대학 연구자들의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본질적으로 영리적 목적인 창업과 공익적 목적인 교육∙연구 간 이해 상충하는 요소가 적지 않고, 대학 연구자들의 전문성이 높다고 경영 역량까지 높은 게 아니기 때문에 대학 스타트업의 창업 활성화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구더기가 무섭다고 장을 담그지 않을 수는 없다. 부정적 요소나 단점들을 최소화하면서 대학 스타트업의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대학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된다면 우선 대학생들의 창업 생태계 유입이 촉진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대학생들은 취업, 특히 대기업 취업을 가장 선호한다. 하지만 대학 스타트업 창업이 증가하고 성공 사례가 많이 생겨난다면 대학생들의 선호가 바뀔 수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일본 대학 졸업생의 44%가 스타트업 취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1]. 일본 대학생들도 과거 대기업 취업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선호가 바뀐 것이다.

대학 스타트업 창업의 활성화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국공립 대학 등 전국 대학에서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된다면 일자리 창출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인구의 서울 집중도 완화할 수 있다. 스탠퍼드 대학이 실리콘밸리 형성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처럼 세계 각지의 창업 생태계, 산업 클러스터의 중심에는 지역 대학이 자리 잡고 있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학 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 참고 자료 >

[1] METI(2024.6). Japan Startup Eco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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