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by 코스모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작가: 조던 스콧 글, 시드니 스미스 그림


이 그림책의 소년은 말을 못하는 장애아이다.

'소나무의 스-, 달의 드-' 정도의 소리를 내려면 얼굴이 일그러진다.

'내 입술을 지워 버려요.', '나는 돌멩이 처럼 조용해요.'

학교에서는 젤 뒤에 앉고, 친구들은 이런 소년을 비웃으며 쳐다보기만 한다.

선생님은 그런 아이에게 발표를 시킨다. 결국 소년은 집에 가고 싶어진다.

소년의 아빠는 말하지 않아도 소년의 슬픔을 안다.

'너는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라는 아빠의 말은 소년의 마음을, 생각을 다독여준다.

그림은 책의 내용이 더 아름도록 도와준다.


우연히 알게 된 그림책이었다. 처음 봤을 때는 막연히 슬픈 감정이 컸던 것 같다. 그때는 둘째가 태어나지 않았을 때였다. 첫째에게 이런 세상을 가진 아이도 있다고 알려주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빌려 봤었다.


얼마 전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다.

가슴이 아렸다. 소년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것 같았기 때문이다.

말을 못한다고 생각을 못하는 건 아니다. 장애가 있더라도 거기에 매몰되어 사는 것은 아니다.

나는 우리 둘째에게 이 책의 아빠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나중에 노이(둘째)도 학교를 가고, 점점 커 나가면서 소년과 비슷한 슬픔을 느끼는 날이 오겠지? 노이가 그저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지금이, 아이와 나에겐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른다.

아이의 슬픔에 나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너는 특별한 존재라고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이 책은 나에게 아이가 성장하며 장애가 없는 이들은 모르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될 것임을 알려준다.

이제까지 그 미래를 제대로 생각해 본적도 없고, 생각을 해볼 의지 조차도 없었었다. 일부러 그런 생각은 저기 손닿지 않을만큼 먼곳에 꽁꽁 숨겨 놓았었다.


이 책을 빌려와서 읽고 또 읽었다. 작품 속 소년을 뚫어지게 보기도 하였다. 나를 위해 빌려 온 그림책이었다. 그러니 또다른 것이 보였다.

책 표지에서 소년은 강물 속에 몸을 반쯤 담궈 들어가 있다. 그의 표정은 평온해 보인다. 장애가 있어도 이런 표정을 지닐 수 있다는걸 깨닫게 해준 책이다.



사람들이 이 그림책을 많이많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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