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명사] 신체의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
장애인
[명사] 몸이나 마음에 장애나 결함이 있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
나의 둘째는 뇌병변, 지적 장애 중증이다.
'장애'라는 단어는 언젠가부터 들을때마다 뾰족한 가시로 내 심장을 콕콕 찔렀다.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 보다 장애라는 단어를 훨씬 많이 사용한다. 그걸 아이의 장애를 알고 나서야 깨달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결정 장애', '선택 장애'이다. 해야할 결정을 잘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선택을 미루는 사람에게 결정 장애라고 말한다. 위의 사전적 의미에 대입하면 '결정을 할때 신체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는 걸까?
둘째를 낳기 전부터도 나는 그 말이 묘하게 거슬렸다. '결정을 잘 못하겠다.'라고 하면 되지 왜 굳이 장애라는 단어를 붙여 쓰는 것일까. 이 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거지? 실제 장애인들은 결정 장애나, 선택 장애 같은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장애인의 가족들은? 이런 생각을 해 왔었다. 그런 생각 이후로는 그 말들을 쓰지 않는다. 실제 내가 장애 아이의 엄마가 되어보니 쿨하게 흘러넘길 수 있는 단어는 아니었다.
'이봐요. 어딜봐도 멀쩡한 사람에게 결정을 못한다는 걸로 장애란 말을 붙이다니요. 우리 아이도 댁들 만큼이면 바랄 게 없겠어요. 진짜 장애를 가진다는 게 어떤건지 알기나 하세요?'
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입밖으로 낸 적은 없다.
그 다음은 철없는 중고등학생들이 자주 쓰는 말. 친구가 뭘 잘 못하거나 실수했을 때 놀리는 말 혹은 우스갯 소리로 '장애 있냐?', '장애인이냐?'라고 말하는 것이다. 분명 가족중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멀쩡한 친구에게 그런 말을 쓰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부족하고 결함이 있어 보이는 상태라고 해서 장애 등급을 받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장애'라는 단어는 듣는 즉각 내 모든 사고가 정지되고, 우리 둘째가 떠오르는 자동 반사 같은 것이 되었다. 실제 장애인이 아닌 사람에게 모자람을 비유하는 단어로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바람이다.
시간이 흐르면 나에게도 별 생각 없이 넘길 수 있는 단어가 될 수 있을까? 다른 장애아 엄마들은 참 강인해 보이던데, 나는 왜이렇게 단어 하나에 집착할 정도로 나약한 구석이 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