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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Mar 15. 2023

엄마의 긴 여행


(2023. 2. 27) 친정집 담벼락에 핀 매화꽃


엄마의 긴 여행



엄마가 떠나셨다

달랑 틀니 하나 관에 넣고

언제 돌아올지 기약 없는

아주 긴 여행을 떠나셨다

전화도 할 수 없고

카톡도 안 되는 알 수 없는 곳으로 여행 가셨다     


올봄 새로 핀 매화꽃 향기 따라 날아간 그곳은 아름다울까

그곳에선 행복하실까

그곳에서 먼저 여행 가신 아버지를 만나셨을까

아버지는 너무 늙어버린 엄마를 알아보았을까

궁금하다     


내년 봄 매화꽃 향기가 하늘에 닿아

엄마가 여행에서 다시 돌아오시면

내 딸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를 돌봐주셨던 것처럼 내가 몇 배로 잘해줄 텐데   

  

그립다

엄마가 그립다

먼저 떠난 아버지도 그립다

먼 훗날 나도 그곳 찾아 여행 떠나면

왜 그리 서둘러 가셨냐고 꼭 물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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