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래 Jun 18. 2022

배움엔 끝이 없다

플루트 배우기에 도전

 근무하던 학교에 취미로 미술을 하면서 전시회를 개최한 선생님이 계셨다.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이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전시회를 다녀온 후에는 너무 자랑스럽고 부럽기까지 하였다. 생각으로는 아무리 바빠도 취미 활동 한 가지는 있어야겠다고 늘 생각은 하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교회 목요 철야 때 플루트 연주를 보았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두 곡을 연주하였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모두 우리 교회 식구들이었다. 알아보니 교회 문화 아카데미에서 주 2회 수업을 받는다고 했다.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등록하게 되었다.

'배움엔 끝이 없다.'고 생각했    


 내가 플루트를 배우게 된 동기다. 플루트를 배워서 학교 예술제 때 오프닝으로 플루트 독주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커다란 꿈을 그려 보았다. 그리고 플루트는 악기가 작아서 들고 다니기도 좋고 보관하기도 좋아서이다. 그리고 배우기도 쉬울 것 같았다. 하지만 플루트 연주는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았다. 소리 내는 것부터 연습하였는데 입술이 자꾸 미끄러져서 선생님께서 얇은 반창고를 플루트에 붙여주셨다. 조금 덜 미끄러웠지만 오른손, 왼손으로 구멍을 막아야 하는데 조금씩 열려서 소리가 맑게 나오지 않았다. 총체적으로 어려웠다. 좀 더 일찍 배울 걸 하고 후회도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연습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운지법을 하나하나 익히고 짧은 연습곡을 연습하면서 열심히 배웠다.  

    

 서툰 실력이지만 플루트를 배우고 몇 달 후에 목요 철야 때 합주를 하게 되었다. 우리 교회는 목요 철야 때 교구별로, 부서별로 준비한 것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데 우리 플루트반 차례가 되어 연주하게 된 것이다. 까만 바지에 흰 셔츠, 빨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무대에 섰는데 너무 떨려서 소리가 잘 나지 않았다. 연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사실 무대에 서기엔 너무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선생님께서 쉬운 곡이니까 연습하면 된다고 하셔서 참여하게 되었던 거다.      



 그해 여름방학에 서울교대에서 플루트 배우기 연수가 있었다. 전화를 걸어

 “혹시 초보자도 연수 참여 가능한가요?”

 하고 여쭈어보았는데 가능하다고 해서 바로 신청하였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다 경력자이고 내가 가장 초보였다. 다행인 것은 교대 동기를 만나서 함께 피아노 연습실에서 연습하며 모르는 것은 배울 수 있었다. 연수가 끝난 후에 실력이 조금 향상되었으리라 믿으며 흐뭇해했다. 그다음 해에도 같은 연수가 있었지만 실력이 안 되는 것 같아 참가하지 않았다. 사실 지난해 연수받을 때 스트레스가 조금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 2회 플루트 수업은 계속되었다. 가끔 회식이나 모임이 있을 때는 빠지게 되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수업에 참가하였다.      


 그런데 교회 사정으로 문화 아카데미가 문을 닫게 되어 잠시 플루트를 쉬게 되었다. 그러던 중 동네 롯데마트 문화센터에 플루트 수업이 있는 것을 알게 되어 토요일 반으로 등록하였다. 조금씩 실력이 느는 것 같아 너무 좋았다. 그런데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센터도 가지 못하게 되었다. 너무 아쉬웠다. 혼자 연습해야지 생각은 하면서도 그게 잘 안되었다. 내 플루트는 지금 가방 속에서 잠자고 있다. 빛을 보려면 내가 퇴직을 해야 가능할 것 같다. 퇴직 후 버킷리스트가 여러 개 있지만 플루트 계속 배우기도 그중 하나이다. 이번 주말에는 가방에서 잠자고 있는 플루트를 꺼내 깨끗하게 닦아야겠다.      


 결국 플루트를 배우게 된 동기 중 하나였던 학교 예술제 때 오프닝 연주는 하지 못하고 퇴직하게 되었다.지금 생각하면 너무 원대한 꿈이었다. 아쉽지만 앞으로 다른 계획을 세워 플루트 배우기에 도전하려고 한다. 남편 칠순 때 연주하기나 친정어머니 구순 때 연주하기 등의 목표를 세우면 어떨까 생각한다.      


 ‘가다가 중지해도 간만큼 이익이다.’

라고 한비야가 ‘1그램의 용기’ 에세이 집에서 말한 것처럼 2년 전에 배운 플루트 실력이 그대로 살아있기를 바란다.

 ‘그래도 그때 시작은 잘한 거야.’

 라고 오늘 나는 1그램의 용기를 가져 본다.     

이전 10화 이순신을 존경한 박경리의 고향 통영 연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