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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n 17. 2022

나는 공모를 좋아한다

아나바다 이름 공모

 예향 뜰’은 우리 교회 ‘아나바다’ 가게 이름이다. 목사님께서 교인들을 위해 제안하신 것을 권사회 주관으로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아나바다는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말이다. 나한테는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한 물건을 아주 적은 돈으로 구입하고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학생이나 이웃을 위해 기부하자는 취지였다. 처음 시작되었을 때는 옷, 구두, 책, 가방 등 물건들을 교인들이 많이 기부하여 주일 예배 후에 이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나도 주일이면 꼭 한 번씩 들러 필요한 것을 구입하고 집에 있는 옷가지 등을 정리하여 자주 내놓곤 하였다. 그동안 버리기 아까워 보관하였던 것들을 아나바다에 내놓으면서 집도 정리되고 필요한 물건도 만원 이하로 싸게 사 오게 되어 좋았다. 침대 같은 큰 가구는 사진을 찍어 확대하여 붙여 놓으면 서로 연락하여 가져 가고 물건값은 아나바다에 내면 되었다.    

 

 우리 집에는 아들들이 장가가기 전에 사용하던 싱글 침대 두 개가 있었다. 아나바다에 내놓자마자 남편분이 뇌경색으로 누워 계신 권사님이 가지고 가셨다. 너무 잘 되었다. 그렇게 해서 김치냉장고도 처분하고, 남은 침대도 처분하였다. 아나바다는 일석이조인 셈이다.      


 아나바다에서 봉사하는 성도님들은 토요일에 모여 물건을 정리하고 주일 1, 2부 예배(우리 교회는 4부 예배까지 있음)를 보고 2부 예배 이후부터 문을 열었다. 가게는 국수 먹는 식당 가장자리에 마련하였는데 늘 물건이 많았다. 교회 성도 수가 몇천 명이라 주일날은 국수 드시는 분과 아나바다를 이용하는 분들이 섞여 많이 복잡하였다. 물론 나도 그중 한 명이어서 가끔 입을 청바지나 신발,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였다. 가끔 공장 하시는 분들이 기부한 새 옷이나 새 신발 등도 있다. 그럴 때는 거의 물건을 사 온다. 옷값은 주로 이천 원에서 오천 원으로 정말 너무 싸다. 사다가 입지 못하면 다시 아나바다에 가져가면 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 나는 참기름과 들기름, 볶은 참깨 등도 잘 산다. 그리고 명절에는 떡국떡과 가래떡도 꼭 예향 뜰에서 사 온다. 내가 이용함으로 간접적으로 어려운 교회나 이웃에게 섬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로 잠시 쉬다가 가게도 지하 1층 주차장 한쪽에 아담하게 꾸미게 되었다. 지하 1층으로 가게를 옮기면서 아나바다 가게 이름을 공모하였다. 나는 공모하는 것을 좋아하여 몇 년 전 우리 교회에서‘삼만성도 삼천 리더’ 8 행시 공모를 하였는데 2등을 한 적도 있다. 이번 공모에 소나기(소중한 나눔으로 기쁨을 주는 가게)와 예향 뜰(예수님의 향기가 넘치는 뜰) 두 이름을 제출하였다. 교구장님 심사, 부목사님들 심사, 최종 담임목사님 심사를 거쳐 ‘예향 뜰’이 당당하게 1등에 당첨되었다. 예향 뜰 상품권 삼만 원을 상금으로 받았다. 지금도 우리 교회 아나바다 가게 공식 명칭 예향 뜰은 가게 옆에 멋지게 붙어 있고 교인들이 예향 뜰을 이용하고 있다. 볼 때마다 가슴 뿌듯하다.     


 예향 뜰에서 분기별로 1,000원 행사를 하가도 한다. 예향 뜰에 있는 모든 물건을 1,000원에 파는 거다. 권사 카톡방과 교구 카톡방에서 홍보하는데 그때는 정말 인기 좋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들이 많지 않았기에 나라도 이용해야지 하는 맘으로 꼭 예향 뜰을 방문해서 물건을 사 온다.     

 


 공모와 관련하여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다. 얼마 전 시부모님 추도예배가 있어서 오후 1시경에 조퇴를 하였다. 운전하며 극동방송을 듣고 있는데 그날 피디님이 극동방송이 개편 방송을 한다고 하며 ‘개편’ 이행시를 보내주면 커피와 떡 중에서 선물을 보내준다고 하였다. 운전 중이어서 빨간 신호 등에 걸리기를 기다려 얼른 이행시를 보냈다.

차에서 내릴 때쯤 당첨자를 부르는데 ‘7493님’이 들어있었다.

 ‘혹시 난 가?’

 반신반의하며 차에서 내렸는데 퀴즈에 당첨되었다고 커피 상품을 보내준다는 문자를 받았다.

 ‘어머, 이게 무슨 일이야? 후후~ 이런 일도 있구나.’

 주소를 보내며 커피 한 봉지 정도 오겠지 하며 기대도 안 했는데 며칠 후 상품을 받아보니 로스팅한 커피가 7봉이나 온 거다.

 “와! 대박!”

 상품으로 받은 커피는 몇 분에게 나눠주며 자랑하였다.

 아들, 며느리가

 “어머니, 대단하셔요.”

라고 한다. 칭찬에 ‘행운이 따랐을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기분이 너무 좋다.     

 

이행시 당첨 선물 -커피

 나는 공모를 좋아한다. 작품 공모전, 수기 공모전, 명칭 공모전 등 알게 된 공모전에는 대부분 도전한다. 상품이나 상금을 받아서가 아니다. 도전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당선된 적은 거의 없지만 그 일을 계기로 글을 쓰고 명칭을 생각하며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게 된 것도 그런 도전 정신 때문이다. 앞으로도 계속 공모에 도전할 것 같다. 당선될 것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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