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했지만, 다양한 통장 계좌를 관리한다
다양한 계좌를 가지고 있으면 삶이 행복하다
나는 통장이 여러 개 있다.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다. 하나하나 귀한 통장이라서 늘 가득 채우려고 노력한다. 돈이 들어오는 입출금 통장과 적금 통장도 그중 하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잔고를 쌓으려고 노력하는 통장은 건강 계좌와 감정 계좌 그리고 퇴직 후의 나의 삶을 행복하게 채워주는 글쓰기 계좌이다.
첫 번째 통장은 은행 계좌다
적금 통장도 있고 입출금 통장도 있다. 요즈음은 종이 통장이 많지 않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은행 업무를 보기 때문에 늘 핸드폰으로 확인해야 한다. 나는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지 종이 통장이 좋다. 가끔 통장 정리하고 잔고를 확인하는 일이 행복하다.
아들이 매달 용돈을 보내준다. 많지는 않지만, 아이 키우는데 많은 돈이 드는 요즈음 아들에게는 큰 돈일 수 있다. 너무 고맙다. 그냥 쓰기 아까워서 1년 정기 적금을 들었다. 10월에 만기가 되어 목돈으로 받았다. 은행 계좌에 저축이 쌓이니 든든했다.
은행 계좌가 빵빵한 사람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반면, 은행 계좌가 마이너스인 사람은 빚을 갚느라 고생한다. 은행 계좌에 저축이 많으면 든든하다. 돈이 많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으니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너무 많은 은행 계좌를 바라지 않는다. 노년에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고, 돈 꾸러 다니지 않고, 먹고사는 정도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산을 늘리려고 주식을 한다거나, 부동산에 투자한다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아껴 쓰고 저축하며 통장 잔고를 늘리려고 노력한다.
두 번째 통장은 건강 계좌다
지금 건강 계좌가 마이너스 계좌인 사람은 몸이 아프거나 건강 문제로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나이 들고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임을 실감한다. 평소에 꾸준하게 건강 관리하여 건강 계좌에 저축을 많이 쌓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고 한다. 오늘 하루쯤 하다 보면 어느새 건강 계좌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요즘 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 요즘 감기는 코로나 감기라고 할 정도로 오래간다. 남편이 먼저 걸리고, 내가 걸리고 다시 남편이 걸려서 함께 병원에 다니고 약을 먹고 있다.
가을 들어서면서 둘 다 운동을 못했다. 그저 출퇴근할 때 걷는 걸로 만족했다. 해가 짧아지다 보니 하루 이틀 저녁에 운동 나가는 것을 생략했다. 추석 지나면서부터니 한 달 이상을 쉬었다.
당연히 건강 계좌가 zero였다가 마이너스가 되었다. 아픈 것이 당연하다. 후회해도 소용없지만, 감기가 나으면 다시 건강 계좌를 든든하게 채워보리라 다짐한다.
세 번째 통장은 감정 계좌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살 수 없다. 늘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산다.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좋겠지만, 때론 오해도 생기고 갈등도 생길 수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감정 계좌에 예금을 많이 쌓아두면 좋다. 인간관계로 인하여 괴로움을 겪는다면, 그것은 감정 계좌를 잘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와 관계가 좋다면 그 사람의 감정 계좌에 내가 많이 저축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의 감정 계좌에 1,000만 원을 저축하고 있다면, 500만 원어치 큰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할 것이다. 아직 500만 원의 잔고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전혀 모르는 사람이 지하철 안에서 내 어깨를 치거나 발을 밟는다면 화를 낼 수도 있다. 0원이었던 감정 계좌가 갑자기 마이너스 계좌가 되었기 때문이다. 부부간에 불화하고 원수처럼 지내는 것이나 자녀가 말을 안 듣고 속을 썩이는 것은 모두 감정 계좌가 마이너스 계좌이기 때문이다.
사춘기가 되었다고 모든 아이가 부모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다. 자녀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부모에 대한 나쁜 감정이 자녀가 힘이 생기면서 폭발하는 것이다. 가출을 하거나 게임에 빠지거나 부모를 힘들게 하는 것은 자녀가 마이너스된 감정 계좌의 빚을 갚으라고 청구서를 내미는 것일 수도 있다. 행복을 위해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감정 계좌를 저축하는 것이다.
그럼 감정 계좌에 저축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 번째, 상대방이 실수했을 때 확실하게 감정 계좌를 쌓아야 한다.
많은 사람은 상대방이 실수했을 때 잘 걸렸다고 생각하고 비난하고 응징한다. 이것은 감정 계좌를 저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상대방도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고 있다. 그럴 때 너그럽게 용서해 주고 다음에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준다면 감정 계좌가 크게 저축될 거다.
두 번째, 상대방을 인정하고 격려하고 지지해 준다.
인정하고 칭찬하면 감정 계좌에 저축이 되어 마음을 주지만, 질타하고 비난하면 감정 계좌가 깨져서 미워하게 된다. 아이가 시키지 않았는데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깨뜨렸다고 하자. 그럴 때 깨진 그릇이 아깝지만, 야단치지 말고 '엄마 힘들까 봐 도와주어 고맙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해 주고 칭찬해 주면 아이는 다음에도 기분 좋게 엄마를 도와줄 거다. 아이의 감정 계좌에 내가 저축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준다.
이런 경우는 감정 계좌에 목돈으로 저축이 된다. 내가 가장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던 사람은 결코 잊지 못한다. 나도 그분을 위해 받았던 도움을 꼭 돌려 드리고 싶을 거다. 아마 죽을 때까지 은혜를 잊지 못할 거다.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말고, 도움을 드려 감정 계좌에 목돈으로 저축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내가 누군가로 인해 불편하다면 그것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감정 계좌를 관리하지 못한 내 문제이다. 모든 계좌가 다 중요하지만, 행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계좌는 감정 계좌다. 감정 계좌에 저축을 많이 해서 자식들과 이웃과 친구들과 잘 지내며 행복한 노후를 살고 싶다.
마지막 통장은 글쓰기 계좌다
퇴직하고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꾸준한 글쓰기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글을 쓰려면 글감이 있어야 한다. 나는 TV를 시청하다가, 길을 걷다가, 책이나 글을 읽다가, 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다가, 심지어 자다가도 글감이 생각나면 글쓰기 계좌에 쌓아둔다.
글쓰기 계좌에 글감이 쌓이면 글 부자가 된 것처럼 행복하다. 글을 꾸준하게 쓰다 보니 글감과 시간만 있으면 글을 쓸 수 있다. 글은 쓸수록 는다. 꾸준한 글쓰기야말로 글을 잘 쓰는 가장 중요한 비법이다. 글을 꾸준하게 쓰기 위해서 글 쓰기 계좌에 저축을 많이 쌓아두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오늘도 다양한 계좌에 저축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감정 계좌에 가장 많은 저축을 쌓아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