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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식지에 시가 실렸어요

오늘 아침 브런치 알림이 새벽부터 요란하게 울린다

by 유미래



겨울 맛



추수한 논물 가두어 밤새 꽁꽁 얼려

동네 아이들 모아 썰매 타던 그 시절

엉덩방아 찧어도 하하하

흐르는 콧물 팔뚝으로 쓱 훔쳐

소맷자락 반들반들 콧물 범벅

겨울은 이런 맛

옛날 겨울 맛



퇴근길 붕어빵 한입 베어

오뎅 국물 호호 불며

남산만 한 뱃속 아기가 먹고 싶다며

호떡도 하나 집어 입안에 쏙

맛있는 겨울 맛



이제 모자 눌러쓰고 길 나서면

알싸한 두 뺨

이유 없는 눈물 흘러 마스크 파고드는

맛도 없고 멋도 없는 겨울 맛

지금 겨울 맛



화려한 날개옷 버리고

찬바람 맨몸으로 맞서

한 달 두 달 석 달 견디면

새잎 나고 꽃피게 만드는

마법 같은 겨울 맛



겨울 맛은 추워야 제맛

올겨울도 곰탕같이 우러나는 겨울 되겠지




9월에 우리 지역 구정 소식지를 읽다가 시와 수필을 응모하는 코너를 발견했다. 서구 독자 마당이다. 지금 살고 있는 인천 서구에서 매달 발행되는 'Green 서구'다. 시를 응모했는데, 다행히 선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10월 25일에 발간하는 11월 소식지에 실렸다. 소식지도 한 권 보내주셨다


상금으로 지역 화폐인 이음카드에 5만 원을 충전해 준다고 한다. 상금을 떠나서 내 시를 소박하지만, 지역 소식지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혹시 구정 소식지를 읽다가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지도 궁금하다.


오늘 아침 브런치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오늘 아침 갑자기 브런치 알림이 새벽부터 요란하게 울린다. 라이킷도 많이 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셔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핸드폰에서 홈을 클릭했더니 놀라운 일이 있었다.


우와! 내 연재 브런치북 글이 '응원하기'에 올라와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주 금요일에 쓴 《연습도 점수판도 없는 요즘 운동회》 글이다. 아침부터 "야호"를 크게 외치고 싶었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연재 브런치북에 글을 발행하려고 미리 써 두었다. 오늘 아침 연재 브런치북을 응원해 주신 브런치에 감사드린다. 이거야말로 특별한 하루로 기억해야 할 것 같아 추가하여 글을 수정하였다.


브런치 스토리 홈(11월 3일 오늘 아침)


부끄럽지만, 추모시 낭송 영상도 올려봅니다


지난달 동문회보에 추모시가 실리고, 올해 하늘나라로 간 서울교대 후배 교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 음악회에서 추모시를 낭송했다. 동문회에서 낭송한 추모시 영상을 마침 오늘 보내주셨다. 내 일생에서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억될 특별한 일이라 연재 브런치 북에 올려본다.



오늘 하루도 특별하진 않지만, 특별한 하루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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