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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많은 미나리전과 어울리는 수육

맹물로만 삶았는데 담백하고 구수한 맛

by 유미래 Mar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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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리 사는 큰아들이 며느리와 손자를 데리고 주말에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작은아들은 가까이 살기도 하고 주말에 쌍둥이 손자를 돌봐주고 있어서 자주 만난다. 두 살 손자와 가끔 영상 통화를 하지만 온다고 하니 더 보고 싶다.


오랜만에 오는 큰아들과 며느리에게 무슨 음식을 만들어 줄까 고민하며 마트에 갔다. 3월이 벌써 반 이상이 지나가니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에는 입맛이 없어진다. 입맛을 돋울 식재료가 무엇이 있을까 살피다가 냉이를 발견했다.


'역시 봄에는 냉이된장국이지.' 하며 냉이 한 봉지를 담았다. 옆에 보니 달래도 있어서 달래 한 봉지도 담았다. 이것 가지고는 뭔가 부족할 것 같아 채소 코너를 둘러보다가 미나리가 눈에 띄었다.


'그래 저거야. 향긋한 미나리전 해야겠다.'


보물이라도 찾은 듯 미나리 두 봉지를 담았다. 채소는 되었고, 아들이 좋아하는 고기도 필요해서 정육 코너로 갔다. 목살 두 근 반수육용으로 두껍게 썰어 달라고 했다.


얼마 전에 요리 글을 읽다가 수육을 아무것도 안 넣고 끓는 물에 삶으면 훨씬 담백하고 구수한  돼지고기 수육이 된다고 해서 꼭 한번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에는 수육을 삶을 때마다 양파와 대파, 된장, 생강, 마늘, 통후추, 커피 가루, 월계수잎 등 신채를 넣어 돼지고기의 잡내를 잡으려고 했다. 물에만 삶은 수육이 궁금해졌다.


만들기 쉽고 영양가 많은 미나리전


*미나리전과 수육은 브런치 늘봄 작가님 레시피로 만들었어요. 늘봄 작가님은 늘 요리를 간단한 방법으로 하시는데 정말 맛있게 잘하십니다.


미나리는 데쳐서 나물로 만들어 먹거나 탕에 넣어 먹어도 좋지만, 미나리전으로 먹으면 좋다. 미나리전은 만들기도 정말 쉽다. 미나리를 깨끗하게 여러 번 씻어서 5센티 정도로 자른다. 물기가 남아있는 미나리에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반반 넣는다. 소금이나 다른 양념을 넣지 않아도 된다.



미나리전을 맛있게 만드는 요령은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미나리가 붙을 수 있을 정도의 적은 양만 넣는 것이다. 그래야 미나리 본연의 향긋한 맛을 맛볼 수 있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넉넉하게 두르고 반죽한 미나리를 골고루 펼친 후 미나리전을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끝이다. 양념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미나리 한 단이 미나리전 한 장으로 생각해서 준비하면 된다(미나리 단 크기에 따라 다를 수 있음). 오늘은 미나리 두 단으로 미나리전 두 장을 만들었다. 파릇한 미나리전을 보니 봄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아서 어서 먹고 싶어졌다.



미나리는 다양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다. 면역력 강화에 좋은 비타민 C, 항산화 작용에 좋은 베타카로틴, 혈압조절을 해주는 칼륨이 많다고 한다. 거기다가 변비, 장 건강 개선에 좋은 식이 섬유, 해독작용, 혈액 정화를 시켜주는 클로로필(엽록소)도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즉 미나리는 혈압조절, 장 건강, 간 해독에 큰 도움을 주고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하니 60, 70대인 나와 남편에게도 맞춤 식품이다. 앞으로 만들기 쉽고 영양가 많은 미나리전을 자주 만들어 먹어야겠다.


상에서 가장 간단한 돼지고기 수육 만들기


우리 집은 수육용 고기로 돼지고기 목살을 좋아한다. 삼겹살은 기름기가 많고, 가격이 싼 앞다리살은 조금 뻑뻑하다. 그래서 늘 중간인 목살로 수육을 만든다.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면 삼겹살로, 기름기를 싫어하면 목살로, 저렴하게 먹으려면 앞다리살로 하면 된다. 중요한 은 싱싱하고 좋은 고기를 사는 것이다.



수육용 고기를 물에 5분 정도 담가서 핏물을 빼고 흐르는 물에 씻어둔다. 큰 냄비에 물을 넣고 끓으면 지고기를 넣어준다. 뚜껑을 열고 삶는 분도 있는데 나는 뚜껑을 덮고 삶았다. 처음에 센 불로 끓이다가 으면 불을 약간 줄여서 40분 정도 삶아준다.  


맹물에는 수육을 처음 삶아보기에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맹물에 삶는 것이 처음이라 혹시 냄새가 날까 걱정되어서 통마늘 8개를 넣고 삶았다.


돼지고기 목살 두 근 반을 끓는 물에 넣고 40분 정도 삶았더니 잘 익었다. 수육 삶을 때 꼭 넣었던 된장과 향신채 등을 넣지 않아서 환기를 시키지 않아도 집에서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이제 맛이다. 수육을 썰어서 남편과 아들 며느리에게 상 차리기 전에 수육 한 조각씩 먹여주었더니 모두 맛있다며 엄지 척을 해주었다. 내가 먹어보아도 구수하고 담백했다. 맹물 수육은 성공적이었다. 수육 만들기가 이렇게 쉬우니 자주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다.



오늘 봄 밥상을 차렸다. 미나리전과 돼지고기 수육, 냉잇국과 며칠 전에 아들 오면 보내려고 담가 두었던 파김치와 지난주에 강화도에 갔다가 사 온 순무 김치다.


무채 대신 미리 만들어둔 고구마 생채를 같이 먹었다. 참, 냉동실에 있던 밀키트 주꾸미볶음도 꺼내서 볶았다. 주꾸미볶음은 남편이 만들었다. 소박한 밥상이지만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양 밥상이다.



아들 며느리가 저녁 먹고 갈 때 담근 파김치를 한 통씩 들려 보냈다. 요즘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함께 모이는 날이 많지 않은데 봄이 시작되는 3월에 모여 함께 식사하며 손주들 재롱도 보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올 한 해도 자식들이 우애 좋고 건강하게 잘 보내길 바란다. 엄마가 차려준 봄 영양 밥상으로 힘을 얻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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