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신애 Aug 02. 2022

어사소오작(御赐小仵作)

-왕자기, 소효동

안녕하세요? 중드, 뭐 볼까? 의 김신애입니다. 오늘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로 제작된 저예산 드라마 '어사소오작'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드라마는 저예산 드라마라 출현하는 배우들은 모두 신인이나 그리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으로 단번에 스타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죠.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이 드라마 '어사소오작', 과연 어떤 드라마인지 소개해 드릴게요.


저의 경우 중국어 공부를 핑계로 중국어로 이해하기 위해 자막 없이도 드라마를 많이 보고 있었는데, 이 저예산 드라마가 눈에 띄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저예산이기에 배우들은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고, 복색이나 머리 모양도 굉장히 어색한 것을 그냥 딱 봐도 느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게 첫 화를 보고 나서부터 중독되기 시작합니다. 보통 중드는 중간중간을 넘기면서 보게 되거든요.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드라마가 보통이고, 이 인물 저 인물 이야기가 미친 듯 섞여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저예산 웹드라마는 단 한 번도 스킵을 못했습니다. 스킵하면 추리를 따라갈 수가 없어요. 거기다가 등장인물들이 다 너무 매력적입니다. 덕분에 스킵은커녕 계속 긴장해가며 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 자막이 나오는 것을 기다릴 수가 없어서 심지어 그냥 중국어로. 마지막 회의 엔딩컷이 올라올 때까지 치열한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끝날 때에도 너무나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주인공들 중 유명 배우는 한 명도 없습니다. 아, 그런데 이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하는 겁니다. 한순간 한순간의 주고받는 눈빛과 대사가 진짜 대단했어요. 이게 추리물이라 대사량이 엄청나거든요, 특히 두 주인공은 대사 외우느라고 미칠 뻔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작품에 나온 배우들 중에는 돈을 안 받고 우정 출현해 주신 분들도 많다고 해요. 밥 한 끼 먹고 출현한 배우들도 있다고 해요. 이렇게 저렴한 제작비에 비해 작가 선생님이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 쓰신 흔적이 보입니다. 원작 소설 있습니다. 그 소설 중 일부의 내용이라고 해요. 찾아보려고 했는데, 소설과 드라마의 설정 차이가 매우 크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보다가 멈추기가 힘듭니다. 끝나면서 예고편이 나오면 그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 애타는 마음이 생겼더랬지요. 진지하게 추리하다가 웃기기도 했다가 합니다. 거기에 잔잔하게 흐르는 로맨스도 있어요. 정열적인 로맨스는 아니에요. 키스신, 씨가 마른 드라마입니다. 그런데도 보다 보면 신뢰가 강건하게 존재하는 이들의 로맨스가 어떤 사랑 이야기보다 강하게 느껴져 옵니다.

이 드라마의 남주인 안군왕 소근유는 직업이 지금의 검사 같은 역할입니다. 여기서는 '형옥관'이라고 부르더군요. 이 남주는 우리 모두 만나고 싶은 상사의 전형입니다. 그의 친구이자 부하인 경익은 종종 말하곤 합니다.

"왕야, 또 내 허물을 자기가 덮어쓴 거죠? 왕야는 정말 우리 아버지보다 한 수 위예요. 아버지가 백대 때리는 것보다 왕야가 배려 한번 해주는 게 더 괴롭다니까요. 이걸 어떻게 갚죠?" 

윗사람은 사실 책임을 지려고 윗사람의 역할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상사 찾아보기 힘들지요. 저도 그런 상사나 동료가 되어주지 못했었던 듯해서 부끄럽더군요. 그래서 소근유의 아랫사람들은 그를 매우 신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주의 직업이 바로 제목에 등장하는 '오작'입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검시관'이죠. 사람들은 시신을 만지는 그녀의 직업을 무시하고 그녀가 만졌던 물건은 버릴 정도로 미천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여주 초초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녀는 훗날 자신의 직업이 무시받지 않기를 당당하게 희망합니다.

저는 사실 이런 여자 주인공의 모습이 정말 부럽더군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자기의 재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고 하는 모습과 자신의 일에서 긍지를 느끼는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보았고, 이 무명 배우들의 앞날을 기대해 보게 되는 드라마였습니다. 앞으로도 출연배우들이 지금처럼 멋진 행보를 보여주길. 왕자기, 소효동, 양정동, 조요가, 왕언신. 

그리고 정말 멋진 캐릭터들이었던 소근유, 초초, 경익, 냉월, 소근리. 늘 기억에 남을 겁니다. 이상, 중드, 뭐 볼까? 의 김신애였습니다. 다음 시간에 만나요.

이전 15화 장군가적소낭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