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견의 슬기로운 애견유치원 생활>
보통 강아지는 7살 이후부터 노견이라고 구분하고 관리한다. 강아지유치원에서 일하다 보면 어릴 때부터 다니다가 어느새 나이가 드는 강아지가 있다.
하루가 그런 강아지였는데, 1살 때부터 애견유치원을 찾아 원생활을 하다가 어느새 7살을 맞이하였다. 어렸을 때에 비해 관리 면에서도 차이가 생겼다.
여러 수업을 진행했기에 어려운 피트니스 수업도 자신 있게 뚝딱 해내던 하루였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관절 등에 도움이 되는 교육이더라도, 아이의 건강상태에 따라 역효과가 생기기도 하다. 건강 관련해서는 훈련사가 독단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을 하여 피트니스 교육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지 진단을 받은 후 교육을 진행하였다.
하루가 다리를 조금씩 저는 것 같아 보호자님께 병원에 가보시길 권해드렸다. 역시나 슬개골에 무리가 가고 있다고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다행히 피트니스 교육은 도움이 된다고 하여, 뒷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자주 해주었다. 아직까지 수술 없이 잘 지내는 데에 한몫했기를.
대신 이전엔 즐기면서 하던 어질리티 교육에 제약이 생겼다. 관절에 무리가 오기에 고양이 같은 점프실력을 가진 하루이지만 허들의 높이를 2단 이상 높이지 않았다. 또 수업 시간도 이전보다는 짧게 하고 과하게 흥분해 뛰지 않도록 했다. 보호자님께는 하루가 반기면서 매달리며 두 발로 뛰는 행동을 막도록 해달라고 하였다. 슬개골에 가장 안 좋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하루는 다이어트도 시작했다. 살이 찌면 다리에 무리가 오는 것은 사람과 똑같다. 때문에 간식에 제약이 생겼다. 덜 기름진 대신에 기호도가 떨어졌다. 그나마 기호성이 있는 간식을 쓰되, 작게 잘라서 먹는 양을 조절을 했다. 어질리티 같은 경우에 간식 대신에 장난감으로 유도하여 훈련하는 날도 있었다. 뚱한 표정의 하루를 보고 간식에 대해 불평을 하는 것만 같다고 보호자님이 농담하셨다.
’ 널 위한 거야 ‘라고 말해도 하루는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일하는 곳에서는 성향에 따라 분리하여 아이들을 케어할 수 있었는데, 하루는 활발한 편이었지만 6살 즈음부터는 조용한 반에서 케어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봐오던 강아지 친구들에겐 젠틀했지만, 하루가 어린 강아지들에겐 예민하게 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린 강아지들은 에너지에서 차이가 있고, 아직 노는 방법에 대해 익히지 못한 경우가 있다. 강아지는 사람과 소통하는 법뿐만 아니라 강아지의 언어도 배워야 한다. 하루 입장에서 6개월 된 강아지가 매너 없이 날뛰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강아지유치원을 다닌 경력이 꽤 되다 보니 웬만한 장기나 놀이는 쉽게 해내는 하루였다. 그러다 보니 항상 새롭고 어려운 놀이를 고안해내야 했다. 강아지 마릿수가 많아 개별로 다른 수업을 해주기 어려운 날에는 프로그램이 다 끝난 후 짧게 산책을 더 해주거나 장난감 놀이를 해주었다. 다양한 활동을 해주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었으면 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들이 하루의 하루를 더 풍부하게 채웠기를 바란다.
오늘은 하루에 대한 애정이 담긴 노령견 케어방법에 대해 적어보았다. 그래서 노령견 유치원 보내도 되는지에 대한 나의 대답은 yes!
대신 유치원에서 특별히 주의해서 케어해 줄 수 있는지 요청해야 한다.
반드시 꼭!
(*사진은 하루와 관련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