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어린왕자>를 생각하며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1943년에 집필하여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어린왕자>는 요즈음 제게 이미 알고 있었던 작품임에도 새롭게 다가오는 책입니다.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초등학교 시절 처음 접했던 <어린왕자> 속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어린왕자가 화자인 ‘나’에게 건네는 이 문장은 그 당시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저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었기에 <어린왕자> 역시 흥미진진한 모험극 혹은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었으나, 캐릭터들이 건네는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접하니 오히려 책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코끼리를 먹은 보아뱀과 상자 속에 있는 양의 삽화 등 작가가 직접 그렸던 그림에 대한 인상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제게 여러 의문을 남겼던 <어린 왕자>를 제가 새롭게 느낄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대학생 때 들었던 고전 문학 교양 강의였습니다. 어린 왕자 속 여러 대사를 대중적인 의미로 해석하여 다시금 <어린왕자> 속 캐릭터들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제가 지금까지 오해하고 있었던 작품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교양 강의에서 앞서 언급한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문장의 의미에 대해 되짚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로 뛰어들며 여러 관계를 맞이한 현재의 제게 앞의 문장은 어렸을 때보다 생각을 담아 보다 명확히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느끼는 가치는 겉으로 보이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사람 간의 관계와 감정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흔히 말하는 각자도생의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어쩌면 놓치고 있을 더욱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느꼈을 소중하고 행복한 감정은 어쩌면 내 주변의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대화하는 그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그저 이유 없이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고픈 사람들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