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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포도 Oct 02. 2023

몰상식 사이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 <too better thinking> 중에서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어떻게 대했는가. 그럼 나는 상식적인 사람인가?     


최근 각종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꽤나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이 많다. 상식을 벗어난 사고와 행동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가 하면, 그 불편이 불행으로 번지기도 한다. 조금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될 일인데, 그 티끌 같은 생각을 채 해내지 못하고 결국 우를 범하고 만다.    

  

그러고 보니 13년 이상 기자 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인간을 만났다. 저~ 위에 계신 높으신 사람들부터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며 살아가는 어려우신 분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인간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했다.      


‘상식선에서 생각하고 행동하자’.    

  

소위 말해 ‘별별 인간’을 다 만나고 다니면서 유일하게 깨달은 바다.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상식의 범위 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면 문제 될 일이 하나 없다. 우리가 일으키는 모든 문제는 상식을 벗어났기 때문에 발생하는 법이다. 사회에서 흔히 통용되는 일상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거스르지만 않으면 ‘눈엣가시’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는 말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유명 가수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그가) 워낙 바쁜 탓에 아주 어렵게 인터뷰 약속을 잡았고,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해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었다. 약속 10분 전, 급한 약속이 생겨서 늦을 것 같다면서 약속 시간을 늦춰달라는 전화가 왔다. 그의 행동은 상식적이었을까. 비즈니스 미팅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상식적으로 용인됐을까.     


그런데 더 몰상식한 행동은 그 후에 이어졌다. 결국 우리는 4시간 후에야 만났는데, 인터뷰를 빨리 끝내 달라는 거다. 또 약속이 있단다. ‘5분만 더 인터뷰 하자’는 나의 말에 그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던 얼마 후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5분이 다 된 거였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떠났다. 그의 행동은 상식적이었을까. 길어지는 비즈니스 미팅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상식적으로 용인됐을까.

    

상식적이지 못했던 그는 지금, 애석하게도 연예계에서 사라지고 없다.

     

상식적 사고에 대한 근원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고대의 아리스토텔레스에까지 올라가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프로네시스’라는 개념을 소개했는데, 이는 실용적 지혜 또는 공통적 상식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능력, 모든 이에게 통용되는 사회적 규범을 의미한다. 현대에서 말하는 ‘상식’과 일맥상통하다.     


스코틀랜드 철학자인 토마스 리드도 ‘공통적 상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개인이 직접적 경험과 본능적 능력을 기반으로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설명했다. 그러니까 인간은, 아니 학자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해왔다.      


아니,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나. 수많은 학자들이 ‘상식’을 연구했는데 왜 우리 사회는 점점 ‘몰상식’해지고 있느냐는 말이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려면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우리는 어떠한 경험을 하는 데 있어 주저한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스스로 차단해 버리고, 가상의 세계에서 긴 수다를 떤다. 타인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는지를 배울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말이다.      


상식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두 번째 방법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시로 ‘왜?’를 물어보고 탐색해야 한다. 이러한 질문은 더 나은 이해와 판단으로 이끌어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더 이상 ‘왜?’를 묻지 않아도 된다. 클릭 한 번이면 궁금한 모든 것이 해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 상식적인 사고가 발달할 수 없는 최적의 조건인 셈이다.   

  

이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지식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 뉴스, 온라인 강의 및 다른 학습 자원을 활용하여 새로운 정보를 습득해야 하고, 이를 통해 판단력을 향상해야만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과정을 귀찮아한다. 쉽고 빠른 방법만 추구하면서 생겨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하려면 경험, 비판적 사고, 다양한 관점 고려, 지식 습득, 객관적 판단, 그리고 지속적인 학습과 성장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 나은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말이다. 무엇보다 ‘몰상식한 인간’으로 낙인찍히지는 않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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