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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포도 Oct 17. 2023

코로나 슈퍼항체 보균자의 제언

거시적으로 생각하기 - <too better thinking> 중에

남편이 코로나에 걸렸다.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걸리지 않아서 자기가 슈퍼항체 보균자라 자신하던 그도 영락없이 당한 셈이다. 멘붕이었다.      


나는 코로나에게서 쌍둥이를 지켜야 한다. 죽일 놈의 바이러스에게서 쌍둥이를 지켜내야만 하는 ‘엄마’다. 고민할 것도 없었다. 남편을 호텔로 요양을 보냈다. 독박육아 일주일 정도쯤이야. 이 한 몸 부서져도 괜찮았다. 쌍둥이만 아프지 않을 수 있다면.     


그렇게 고통의 일주일이 지나고 드디어 육아에서 해방되던 날을 잊을 수 없다. 그날 아침의 온도는 환희였다. 그렇게 나는 이틀간의 휴가를 부여받고, 유유히 밀린 업무를 하러 떠났다. 1박 2일 동안 열심히 일했다. 팀원과 함께.     


그런데 불행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았다. 약 40시간을 함께 보낸 팀원이 코로나에 걸렸단다. 미쳐버릴 노릇이다. 지난 8일간의 노력이 이렇게 물거품이 되는 건가.... 부처님도 무심하시지.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나는 음성이다. 아니 왜 자꾸 음성이지? 아무래도 슈퍼항체 보균자는 남편이 아니라 나인가보다.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된 이상 임포도를 질병관리본부로!      


각설하고, 오늘은 매크로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매크로 관점적 사고는 전체 시스템, 인구 또는 구조물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규모에서 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인지적 접근 방식이다. 매크로 관점에서 사고하는 게 뭔고하니 코로나랑 매크로 관점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전체 인구의 건강을 고려한다. 전염병 전파, 건강 지표, 의료 서비스 액세스 및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 등을 포함한다. 매크로 관점적 사고를 통해 공중보건 당국은 대규모 보건 문제에 대한 대응과 예방 조치를 개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코로나 패닉이 발생했을 때 보건 당국은 이 사태의 진행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린 후 대응 방법을 논의한다는 거다.     


그러니까 우리는 어떠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당면했을 때, 거시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매크로 관점적 사고를 통해 전체 시스템, 인구 또는 구조물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규모에서 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인지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규모와 맥락을 고려하는 것이다. 왜냐면 관측 규모에 따라 사고가 상당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시적 관점에서는 무작위로 보일 수 있는 것도 거시적 관점에서는 결정적인 법칙으로 설명될 수 있다. 또 동일한 매크로적 현상이 다양한 맥락에서 다른 의미를 가지게 딜 수 있다. 규모와 맥락의 상호작용을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지나치게 단순한 일반화를 피할 수 있다.      


확실한 건 이 같은 매크로 관점적 사고가 경제학, 생태학, 도시 계획, 공중보건, 환경 보전, 역사 연구 등 아주 다양한 분야예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살면서 마주할 수 있는 수많은 이슈에서 매크로 관점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매크로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에 걸린 남편을 격리시켰다고 해서 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게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인지했어야 한다.      


숲을 보자.  더 나은 삶이 펼쳐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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