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가 싫었던 낀세대의 회고
유연하게 생각하기 - <too better thinking> 중에
나보다 약 10년 정도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한, 소위 말해 MZ라 불리는 세대들에게 편견을 가졌음을 고백한다. 그동안 나는 그들이 매우 까칠할 것이고, 책임감 따윈 없을 것이고, 핵개인화된 집단이라고 생각했었다. 꼰대와 MZ 사이에 제대로 끼어있는 나는 그들과의 관계가 불편했다.
최근, 유명 기업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에서 수많은 MZ를 만나고 있다. 첫 만남이 어찌나 떨리던지. 내가 추측하고 짐작했던 그런 MZ일까봐 어찌나 걱정되던지. 내가 그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까. 수도 없이 고민하고 고뇌했었다. 아니 불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게 기우였고 오해였다. 그들과 소통하고 교류한 며칠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나에게 상처만 주었던 MZ가 맞나 싶을 만큼 멋있고 훌륭했다. 무엇보다 자기가 하는 일에 높은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누구보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이며, 공감적이다. 그렇다. 그들은 특이한 집단이 아니라 특별한 집단이다. 미워했던 걸 사과한다. 미안하다.
MZ와의 협업은 그동안 유연하지 못한 채 편협하게 생각했던 스스로를 회고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는 MZ라는 청춘을, 그러니까 새로운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데 주저함이 많았다. 아니, 받아들일 생각 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이토록 찬란한 그들과 유연하게 지낼 볼 걸.
인지적 유연성. 즉,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자신의 사고, 문제 해결 방식 및 전략을 적응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개방적인 태도, 여러 관점을 고려할 수 있는 능력 및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을 받아들이려는 의지라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MZ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건 유연한 사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라 하지 않나.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사고의 유연성을 길러보려 한다.
가장 먼저 노력할 것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 나는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소소한 변화를 있는 그대로, 그 자체로 흡수할 것이다. 새로운 취미를 찾는 일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나이 차를 뛰어넘는 건강한 토론과 토의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시야를 확장할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험에 노출되면 인지적 유연성이 향상될 테니까.
명상도 좋다. 마음을 진정시키면 다양한 것이 보이고 들린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느껴지고, 인사이트가 될 것이다. 당연히 창의성도 높아지겠지.
가장 중요한 건, 피드백이다. 아이디어와 결정에 대한 건설적 피드백을 주도적으로 요청하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맹목적이지 않은, 아주 건설적인 비판은 생각과 전략을 조절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억하자. 두려워하지 말고 피드백!
MZ는 IMF도 모르는, 2002 월드컵도 모르는, 아무것도 모르는 집단이 아니다. 그들은 메르스와 코로나,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라는 고비를 적극적으로 이겨내 온 준비된 인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