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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여유 Sep 30. 2024

올해 점프업 했다면 이 달이에요 [깨달은 9월]

<9월의 big news 3가지>

1. 온라인 캔바 수업 진행한 것
2. 운동하는 즐거움을 느낀 것
3. 온라인 독서 모임 재개한 것

1. 온라인 캔바 수업: 모임에 있는 분들이 적극 지원해 주셔서 아이들 2명을 대상으로 캔바 수업을 주 1회

진행했다. 최근 들어 내가 해 본 가장 새로운 경험이다. 엄청나게 큰 변화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수업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인데, 고민마저 즐겁다.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2. 운동의 즐거움: 아마도 생애 처음으로 운동하는 것이 즐거웠다. 다이어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부차적으로 얻은 성과인데, 어쩌면 운동의 즐거움을 느낀 것이 다이어트 성공보다 더 큰 성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3. 온라인 독서 모임 재개: SNS를 통해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독서 모임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과 하나의 독서 모임을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는데 9월에 중단됐었다. 생각보다 참여가 저조해서 개선하고 싶었는데 추석을 비롯한 행사가 많아서 계속 미뤄졌다. 더 이상 미루면 다시 시작하기 어려울 것 같아 약간의 고민을 담아 개선하여 일단 다시 시작했다. 여러 시도 끝에 적당하고 좋은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9월에 세웠던 목표>

감사 일기 완주, 브런치글 10개, 10분 운동 1주일에 4일 이상, 글 응모 3편, 독서 10권

-감사 일기는 하루치 늦게 인증했지만, 매일 썼다. 그동안 ’~해서 감사합니다.‘라는 형식에 따라 썼는데 어느 순간 너무 딱딱하게 느껴졌다. 지난 일기를 다시 봤는데 그때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하루 동안 좋았던 점을 있는 그대로 쓰는 것으로 바꿔보았다. 좋았던 순간이 잘 묘사되는 것 같아서 좋다. 돌아보며 결산하니 한참 동안 해왔던 것도 수정할 기회가 생긴다. 지속적으로 관심 두며 실행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데 모임 덕분에 오랜 기간 반복해서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브런치글은 겨우겨우 10개를 썼다. 이 글까지 11개를 썼다. 평생 스스로 어떤 일을 반복해서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체 어떤 힘이 있는 걸까. 난 목표를 걸어야 하고 이렇게 결산을 해야 하고 글쓰기 과제가 있어야 겨우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없었다면 진작에 하다 말았을 것이다. 언제까지 어딘가에 나의 멱살을 걸어놔야 하는 걸까. 나의 멱살을 걸어놓는 것도 내가 하는 것이니 스스로 한다고 볼 수 있을까?


-10분 운동이 가장 어려운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 달성했다. 왜냐하면 다이어트 후기를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운동을 해야 했다. 하다 보니 건너뛰기가 아까워서 또 하게 됐다. 주 5일 하는 것이 주 3일 하는 것보다 쉽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매일 하는 것이 습관으로 만들기 더 쉬운 탓일 것이다. 습관은 판단 없이 자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인데 주 3일 하게 되면 '어제 했나? 오늘 운동하는 날인가?' 하면 하나의 허들이 생기게 된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매일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그래서 좋다. 주 4일로 한 것은 어쩌다 잊거나 힘들어서 하루 빼먹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오히려 의욕이 떨어지는 나를 알기 때문이다. 그동안 성장 모임 하면서 어려운 질문 중 하나는 나를 파악하는 것에 관련된 것이었다. 나에 대해 가만히 들여다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나에 대해 알아차리는 것이 어려웠다. 1년이 지나도록 모를 것 같았는데 이제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있다.


-어려웠던 목표는 글 응모 3편이었다. 왜 어려웠는지 알겠다. 새롭게 만든 목표였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즐겁고 의욕 넘친다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목표에 적응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임을 깨닫는다. 그래도 언제나처럼 꾸역꾸역 3편을 채웠다. 예전에는 마감시간에 닥쳐 꾸역꾸역 하는 내 모습이 싫었다. 계획을 세우고 미리미리 하고 싶었다. 최근 읽은 책 『미룸 방지법』을 보며 나를 수용하기로 했다.

미루려는 성향은 우리 본성의 일부이기 때문에 완전히 제거하는 건 불가능하다.

한 번 미뤘다고 해서 자책하지 말자. 미루는 건 습관이라는 걸 계속 되새겨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학습이 되고 실행할 때마다 강화된다. 그렇게 수년간의 실행을 통해 우리 머릿속에 깊이 뿌리내렸고 일상적인 과정의 일부가 되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미룰 방법부터 찾는다. 이 확고한 습관을 깨는 건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습관이 생기기까지 몇 년이 결렸으니 억제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과정에서 사소한 좌절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괜찮다!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다짐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된다. 『미룸 방지법』데이먼 자하리아데스

예전에는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을 자기 합리화로 여겼다. 후퇴하고 회피하는 비겁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지금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게으르고 미루는 것도 나고, 후퇴하는 회피하는 것도, 마지막에 급하게 목표를 채우는 것도 나다. 게으른 나보다 목표한 것을 채우려는 나에 집중하려 한다. 갑자기 10일에 한 편씩 쓰는 나로 바뀌는 것은 과한 목표라는 것도 인정하기로 했다. 늘 마감 시간을 1분 남기고 목표를 채웠다면 마감날 1-2시간 전까지 채워보는 것으로 목표를 변경했다.


-독서 10권의 목표도 초과 달성했다. 성장 독서 모임 2권, 쓰는 독서 모임 2권, 오프라인 독서 모임 2권, 서평책 4권, 혼자 읽은 책 6권(대부분 소설). 나는 독서 모임 찬양론자다. 올해로 독서 모임 6년 차인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독서 모임이 좋아진다. 어떤 형태의 독서 모임도 좋다. 독서 모임을 하면 기한이 있으니 책을 읽게 되고, 정해진 독서 목록이 있으니 독서 스펙트럼이 넓어진다. 여기저기 멱살을 걸어둔 것과 같다. 약간의 탄성이 있는 천을 여러 각도로 펼쳐서 당긴다고 보면 된다. 애쓰다 보면 천은 찢어질 듯 팽팽해졌지만 원하는 모양으로 걸려있을 것이다. 요즘은 쓰는 독서에서 활용하는 본깨적 양식의 장점을 깨달아서 다른 책들도 본깨적 양식에 맞춰 정리해 놓으려고 노력 중이다. 필사하는 노트가 따로 있었는데 타이핑이 더 빠르고 부담이 없어서 대부분 파일로 정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무언가 자주 바꾸는 것보다 기다렸다가 한 번에 크게 변화하는 것을 선호했다. 마음에 드는 한 가지를 굳혀서 점점 단단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야금야금 수정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이 먹을수록 단단하게 굳는 것이 좋은 줄 알았는데 그보다 유연해지는 것이 나은 방향이라는 것을 배운다.  


<10월의 목표>

10월 목표는 그동안 잘해왔던 것과 익숙하지 않은 목표가 반씩 섞여 있다. 갑자기 목표 달성 난이도가 높아진 듯 하지만 일단 시도해 보는 거다. 어렵다면 11월에 목표를 수정하면 된다. 시간을 정돈해서 쓰고 할 일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은 나의 오래된 목표다. 이번에 그 목표를 최대한 잘게 나누어 아침에 다이어리에 하루 할 일 적어보기로 정해보았다. 매일 일어나는 어떤 일 뒤에 하려는 일을 연결하면 실행이 쉽다고 하여 아이가 밥을 먹을 때로 하루 할 일 적기를 배치했다. 가장 난항이 예상되는 것은 브런치 응모하기와 집 정돈하기다. 브런치 응모는 새로운 연재북을 응모하고 싶은데, 시작하는 것을 일단 목표로 해야겠다. 집 정돈하기 역시 오래된 나의 목표이자 한 번도 제대로 이뤄진 적 없는 소망이다. 집을 정돈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책 서평을 응모했는데 당첨되었다. 그 김에 10월 목표에도 추가했다. 아직 이 큰 목표를 어떻게 잘게 나눠야 할지 잘 모르겠고 막막하지만 일단 적었다. 과연 한 달 뒤에 이 목표의 행방은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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