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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의도적인 아침을 발견하다.

by 다정한 여유 Mar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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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을 겨우내 기다렸다. 아이의 개학과 동시에 자유를 찾아 떠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토록 기다렸던 개학 날 아이가 학교에 가자마자 부랴부랴 준비하고 외출을 했다. 미술관에 도착하니 아직 전시 오픈 전이었다. 잠시 기다렸다 들어간 어두컴컴한 전시실에서 내 마음은 얼마나 환했는가. 바로 지난 주말에 사람이 빽빽해서 그림 가까이로 가기도 어려웠던 전시를 가족들과 본 것과 대조되었다. 얼마든지 그림 앞에서 서성일 수 있었고 한발 물러서서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커피 한 잔에 빵 한 조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시작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즐거운 마음이 한 달은 갈 줄 알았는데 며칠 만에 쪼그라들었다. 원인 모를 피로감에 의욕이 점점 사라졌다. 일정을 줄였는데도 마음이 바빴고, 즐겁게 밥 먹고 커피를 마시고 돌아왔는데 무기력에 빠졌다. 뭐가 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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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목표

1. 모닝페이지 15일  
2. 서평단 책 말고 2권 업로드하기
3. 내 시간 갖기로 한 것 지키기(월, 수 9-9:30)
4. 하루 10분 운동
5. 브런치 연재 계획하기  -> 시간관리 / 계획대로 살아보기

와중에 참 다행인 것은 아침에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너무 이른 기상은 나에게 무리라는 것을 깨닫고 적정한 때를 찾았다.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필사를 해서 함께 필사하는 오픈채팅방에 인증을 한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라디오를 켜고 모닝 페이지를 쓴다. 아이가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며 하루 일정을 적는다. 요즘 나의 아침 루틴이다. 루틴이라는 것을 처음 가진다. 불필요한 고민을 하지 않게 해서 좋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다. 아주 사소한 일 몇 가지로 아침부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그 덕에 모닝 페이지를 15일 이상 하고 싶었던 목표를 달성했다. 해야 할 일을 적었던 것은 시간 관리를 하고 싶었던 마음에서 시작했다. 머릿속에는 분명 같은 내용이 들어있을 텐데 적는 것과 안 적는 것은 차이가 컸다. 적은 대로 모두 달성하지는 않아도 분명 달랐다. 같은 일을 해도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목표한 일을 하지 못해도 내일 하지 못한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루 일정을 계획하는 것은 아직 확실히 좋은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계속 시도해 볼 생각이다. 이렇게 아침 시간을 내 시간으로 잘 지킨 덕에 3월의 목표 1, 3, 5번을 달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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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페이지 목표달성이 정말 기쁘다. 3월에 서평한 책들.


2번, 4번 목표에 대해서 말할 차례다. 2번은 대실패다. 3월도 약속한 서평이 많아서 다른 책 업로드할 여력이 없었다. 그래도 약속한 서평을 잘 해낸 것은 참 다행이다. 3월에도 보고 싶고 받아보고 싶은 책이 가득이었지만 꾹꾹 참으며 신청하지 않았다. 4월에는 서평이 반이상 줄 것 같다. 3월에 못 이룬 목표를 4월에는 부디 이뤘으면 한다. 운동 목표는 살짝 다른 것으로 대체되었다. 어쩌다가 등산하게 되었다. 주변에서 지속적인 응원과 압박이 있었고 적절할 때 딱 맞는 책을 만났다.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거기에 용돈이 포상금으로 걸려서 계획한 만큼 갔다. 4월도 주 2회가 목표다. 다른 사람이 보면 거의 산보라고 할 만한 수준이지만 막 운동을 시작하는 나에게는 딱 좋은 수준이다. 짧은 운동이지만 아침에 다녀오면 기분도 상쾌하다.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 이것일까, 하며 운동하는 날은 기분도 내본다. 날도 좋아질 테니 4월도 지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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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30-40분 정도 산보를 한다. 앉아만 있던 나를 일으켜 세운 책.


3월 초에 겪었던 원인 모를 기분은 어쩌면 '어리둥절'이었을지도 모른다. 큰 계획 없이 기대만 잔뜩 하고 있다가 개학을 맞은 것이다. 로또 1등을 맞은 것 같이 자유가 쏟아진 것이고, 난 그것을 감당할 만한 그릇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래서 감사하거나 만끽하지 못한 채, 거꾸로 기분이 처졌던 것은 아닐지 짐작해 본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잘 활용하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바라면서 오지 않는다고 불평불만 하기보다는 준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날개가 주어지자마자 평생 날개를 달고 날아다닌 사람처럼 날아오를 수 있도록 말이다.



4월의 목표

1. 모닝페이지 20일  
2. 매일 시간계획 해보기
3. 전자책 쓰기
4. 등산 주 2회
5. 좀 더 의도적으로 좀 더 진심을 다해 할 일 하기

아침 시간을 알차게 보낸 것이 3월에 큰 수확이었다. 별다른 일을 해낸 것은 아닌데도 왜 이렇게 만족스러울지 생각해 보았다.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에게 그 시간에 매우 '의도적'이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생각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보낸 것이다.


'나는 어떤 칭찬을 받았을 때 가장 만족스럽고 편안한가?'에 대한 질문의 답이 '삶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들의 반짝이는 시간, 장류진


나는 뭘 해낸다는 칭찬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다. 그 속을 세세히 따져보면 모든 일을 해내는 것이 기쁜 것이 아니고 '의도한' 일을 해냈을 때 기뻤다. 이번 4월은 나의 의도로 가득 채우고 싶다. 휴식마저도, 농땡이 치는 시간마저도 의도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의도할 수 있을까. 실험적인 한 달이 될 것 같아서 4월도 역시나 설렘 예약이다.




[이달의 기록들]

이달의 책   +   에디토리얼 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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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문장

브런치 글 이미지 9


이달의 음악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고 플루티스트 한여진 님의 연주를 듣고 반했다.

https://youtu.be/LykIJo6xR2U?si=gVDj5wyTuNB7T-6P



이달의 문화행사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예술의 전당]

[인상파, 모네에서 미국으로: 더현대 AL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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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표현되지 않는 색감.


이달의 여행지

부산. 오랜만에 지인과도 만나고 밤바다도 보고 기장에서 편하게 쉬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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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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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왕창 쟁인 군밤파이. 운동은 장비빨을 내세워 구입한 트레킹화.


이달의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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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먹은 돼지 국밥. 난생 처음 먹어본 복불고기


질문 출처.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김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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