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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서 Mar 20. 2024

1n년차 솔로가 말하는 사랑

내가 느낀 사랑


너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몬스타엑스의 <LOVE>라는 노래의 첫 가사다. 이 노래를 듣던 도중 무의식적으로 “그러게…”라고 허공에 답했던 적이 있었다. 내가 여태까지 접해온 사랑은 그저 수많은 감정 중 특별치 않은 하나의 감정이었다. (물론 가족들에게는 ‘사랑’이란 단어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았지만 그 사랑은 유독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사랑에 대해서는 포함하지 않겠다.)


  누군가는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에 절망하고 사랑에 매달리던데, 내가 연애경험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사랑이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사랑에 공감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사랑에 관련된 글을 즐겨 읽고 쓰면서도 나는 사랑이 뭔지 제대로 이해하지도 않고 그냥 어디선가 주워들은 것들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상상하며 글을 썼었다. 그랬던 내가 1n년 만에 드디어 사랑이 무엇인지 감을 잡고 있다.


  학교에서 숙박을 하며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도중에 있던 일이었다. 수많은 고민으로 골머리 앓던 나는 한 선생님의 추천으로 박완서 작가의 <사랑의 입김>이라는 수필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 마음속에 스며들 듯,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이 왔다. 이 수필의 내용은 외손자를 보며 자신의 어릴 적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수필을 읽는 동안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기가 서려있음을 느꼈다.. 특히 마지막 문장 “세상이 아무리 달라져도 사랑이 없는 곳에 평화가 있다는 것은 억지밖에 안 되리라”라는 문장에 유독 풀이 가득한 온실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가수 ‘아이유’의 인터뷰 내용이 떠올랐다. 아이유는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 사랑이 이긴다는 명제는 내 삶을 통해 충분히 경험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믿고자 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사랑이란 상대방이 ‘잘 자길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유의 그 말에 감동했고 아직도 팬들 사이에선 많이 회자되고 있다. 그 당시 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랑이 그렇게 위대한가? 그저 한순간의 감정이 아닌가? 라는 의문으로 말이다. 하지만 <사랑의 입김>을 읽고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사랑이 그저 수많은 ‘감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면, 이제 나는 사랑은 ‘온기’라고 생각하게 됐다. 어머니의 입김처럼 온기가 가득한 마음.


  이번 연도 3월,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에 다녀왔을 때가 생각난다. 콘서트가 끝나갈 무렵 한 멤버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여러분을 만나기 전 저희의 세계는 항상 봄날 같은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한 팬이 소리쳤다.


  “너희가 봄이야!”

 
  이 말을 듣고 가슴속에 온풍기를 튼 것처럼 온기가 돌았다. 그때는 왜 마음이 따뜻해지는지 몰랐다. 이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은 뭐지? 근데 이제는 어느 정도 그때의 나의 감정이 뭐였는지, 그 온기가 뭐였는지 알 것 같다.


  나는 이제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동생이 힘내라고 사준 초콜릿, 힘이 됐던 선생님의 응원, 진심으로 감동받던 그의 눈빛, 이 모든 것에 마음 한 편이 따뜻해졌던 이유는 사랑의 온기 때문이었다. 서로의 마음이 만날 때 마찰에서 생기는 온기. 사랑은 ‘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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