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식님과 함께 한 8일
스리랑카하고 우리나라하고 시차가 3시간 반이에요.
3시간은 기본으로 나는 건데 아마 인도하고 똑같이 하고 싶지 않아 30분 더 시차를 두었을 거예요. 네팔은 3시간 15분 차이예요. 그렇게 해서라도 인도하고 다르고 싶은 마음, 저는 이해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하고 일본하고 원래 30분 시차 나야 하는데 일본이 시차를 없앴잖아요. 자기네들 편하려고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 신밧드의 모험에서 신밧드가 보물을 찾으려고 간 곳이 스리랑카였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았어요.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기 전까지 유럽과 중국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스리랑카는 중개 무역항으로 풍요를 누려요.
불교의 발생지 인도에서 사라진 불교는 스리랑카에서 꽃을 피우면서 스리랑카 사람들의 정신과 문화를 발전시켜요. 모든 농산물과 수산물이 있을 정도로 풍요로웠고 풍부한 광물자원은 식민지 지배의 트리거가 되었고 스리랑카인들의 눈물이 되었어요.
이제 식민지배도 수탈도 없지만 급격히 변화한 세계 정세에서 스리랑카는 쫓아가질 못했어요. 강압에 대포에 열었던 개항은 중국의 막대한 자본과 기술에 스스로 문 열었고 국기에 칼이 있을 정도로 강인한 스리랑카 사람들은 중국이 청구서 내밀까 걱정해요. 길거리 노점에서 망고, 옥수수 파는 상인들도 량바이两百, 싼바이三百 정도의 간단한 중국어 단어는 구사해요.
고속도로도 만들고 싶고 버스보다 느린 기차말고 시속 300Km 넘는 고속철까지는 아니어도 버스보다는 빠른 기차 타고 싶어요. 누구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와 인연이 있는 스리랑카 분들을 만나다 보니 그분들이 우리나라를 좋게 생각하고 상처받지 않았으면해요.
캔디 그랜드 세렌딥 호텔 주방에서 우연히 만난 주방장님께서 제게 오물렛과 에그호퍼를 만들어서 가져다 주시면서 맛있게 드시라고 한국어로 말씀하셨어요. 우리가 필요해서 오라고 한 이주 노동자분들이에요. 우리가 미국이나 유럽에 이민 가서 차별받은 것은 서럽고 분하고,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는 이주노동자분들에게 그러지 않았해요. 제가 중국에서 십년 넘게 살다보니 경계인, 이방인 문제에 더 예민할 수 있어요.
8일동안 저와 함께 했던 이모쉬님, 한국 이름 없다고 해서 제가 가장 발음이 비슷한 임원식이라고 이름을 드렸어요.
한국을 좋아했고 한국어 투어가이드 자격증을 따셨어요. 코로나 발생 이후로 장장 4년 가까운 시간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알잖아요. 다행히 배우자분께서 공무원이셨대요. 배우자분에게 내가 애 볼 테니 직장 나가라고 하셨대요. 코로나 이전 만명 정도 오던 한국 관광객들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어요. 제가 스리랑카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다 본 글.. 보잘 것 없는 나라에 왜 관심을 가지냐는 댓글이었어요. 우리가 어느 누구에게 보잘 것 없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요. GNP,GDP로 사람의 가치를 매수 없어요.
전 이분에게 눈물 날 뻔할 말을 들었어요. 마지막 날. 콜롬보에서 공항까지 센딩하면서 한 말.
``여행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 있으면 사과합니다.``
이모쉬님과 함께 했던 8일 동안 전 행복했어요.
여행은 꼭 뭘 얻거나 성과를 내야하는 KPI가 아니잖아요.
아쉬운 점
입장료, 비자피를 비싸게 받는 것보다 지금 수준의 50% 정도로 낮추고 사람들을 더 오게 해서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나아요.
1.호튼 플레인 국립공원은 비용, 시간 대비 고민 좀 해봐야해요. 생태계, 식물에 관심 많지 않은 이상 안 가셔도 되세요.
2.시기리아 요새 30달러 내고 정상까지 갈 필요 없어요. 맞은편 피두랑갈라에 올라서 바라보는 모습도 멋져요.
3.콜롬보에 있는 미니스트리 오브 크랩 레스토랑은 가 볼만 한데 가서 게는 시키지 말고 새우는 500g짜리로 인당 하나씩 시키고 아보카도 샐러드, 갈릭밥 시켜서 같이 먹으면 좋아요.
4.스파실론, 바레, 바질루르 쇼핑은 꼭 하시고 면세점보다 시내가 저렴하니 시내에서 사세요.
5.공항에 도착해서 바로 환전하세요. 생각보다 환전할 곳 많지 않아요.환율도 안좋아요.
6.유심 사세요. 한국 로밍폰 생각보다 잘 안 되어요. 다이얼로그 통신사가 좋다고 하네요.
7.허리에 두를 수 있는 천(사롱) 사거나 있으면 가지고 가세요. 사원은 반드시 긴 하의 입어야 해요.
8.버릴 양말 있으면 가지고 오세요. 사원 들어갈 때 신발 벗어야 하는데 저는 맨발로 다니면 발바닥이 너무 아파요. 양말 신고 다녀도 되는데 새까매져요. 양말 2개 버리고 왔어요.
9.샌들이나 슬리퍼 가지고 오세요. 제가 갔을 때는 우기라 비 자주 와 매일 발 젖어요. 건기라도 해도 언제 비가 내려도 하나도 안 이상해요.
호텔 이용 시
천으로 된 슬리퍼는 안 주는 곳이 많아요. 꼭 달라고 하세요. 다들 맨발로 다니는 게 익숙한 것도 있어요. 전 발이 안 좋아서 슬리퍼 없어 힘들었어요. 제가 사는 중국에서 아무리 허접한 호텔가도 슬리퍼 주니까 그럴 줄 알고 갔어요.
1회용 덴탈키트, 쉐이빙키트 없는 곳 많아요. 자기 쓰던 용품 미리 챙겨가면 자연도 환경도 좋아하겠죠.
신기한 것은 어느 호텔을 가든 어메티니가 똑같아요. 호텔마다 다른 어메니티를 하긴 어려운 가 봐요.
전 혼자 애정 가득, 사심 가득 쓴 스리랑카 여행기
전 다시 떠날게요. 아누다라푸라, 트랑코말리, 우다웰라야 국립공원 아직 못 본 곳 많아요.
안나의 여행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