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년 전 상하이 스쿠먼 가옥에서 밥 먹기,롱펑후이

명,청시대 박물관 같았던 광동식당

인구밀도가 높고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한 우리나라는 땅만 있으면 아파트 짓기 바쁘지만 땅덩어리 넓어 그런지 중국은 오래되고 낡은 건물, 공장, 폐허, 심지어 버려진 채석장까지 활용해 새로운 문화유산을 만들어냅니다.

1842년, 난징조약으로 강제 개항한 상하이에 영국, 프랑스, 미국 조계지가 생기며 서양 건축과 라이프스타일은 급격히 퍼져 나가요. 한때, 아시아에서 제일 큰 도시였던 상하이, 동양의 뉴욕이라고 불리는 상하이에 인근 저장, 장쑤성 인구가 급격히 몰렸고 새로운 주거지가 필요해졌어요.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복층구조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죠.

기존 중국 사합원 형태와 서양건축 양식이 합쳐진 스쿠먼石库门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건축물이 징안취와 신천지 일대에 생겨납니다. 스쿠먼은 대문이라는 뜻이에요. 리농里弄이라는 골목에 들어가면 여러 스쿠먼이 있어요.

건물 내부는 벽돌, 아치형 창문, 발코니 같은 서양 건축양식과 중국 사합원 스타일의 중정, 목조계단, 공간활용을 위한 2,3층 구조입니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며 스쿠먼건축물은 노동자와 저소득층이 사는 슬럼이 되어요.

1990년, 도시 재개발 사업을 하면서 많은 스쿠먼 건축물이 철거되어요. 이때, 우리나라 임시정부도 헐릴 뻔했답니다. 신천지 일대는 스쿠먼 건축물을 전통으로 남기고 외관을 유지하며 내부를 개조해 레스토랑, 카페, 갤러리를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식당이 롱펑후이龙凤荟입니다.

서양식 창틀

上海市 黄浦区 淮海中路街道 太仓路 181 弄 8号

2024년에 문 열자마자 광동차이 식당 중 탑 10에 올랐어요.

공동골목 리농을 들어서면 두꺼운 스쿠먼이 보입니다.

화려한 장식의 아치형 문

알리바바처럼 거대한 동굴문 앞에서 “열려라, 참깨”를 외쳐야 열리는 것 같은 스쿠먼을 들어가면 화려한 장식과 장식품이 맞이합니다.

직원 안내에 따라 목조 계단을 올라가면 2층에 식당이 있어요. 발코니 같은 서양 건축 흔적도 있고요. 식당 내부는 명, 청 시대를 재현했어요.

곳곳에 놓인 그림, 장식품, 불상, 도자기, 전등이 화려했던 시대를 느끼게 해 줍니다.

아주 프라이빗한 다이닝룸도 있고요. 상견례하기 딱 좋은 식당입니다.

중국 음식은 여러 명이 같이 가서 먹으면 좋아요. 한 사람이 한 코스씩 따로 시키는 서양 요리와 달리 중국 음식은 나눠 먹는 식이라 여러 명이 가야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 네 명이 가서 많이 시키지 못했어요.

테이블 기본 세팅도 남다르죠. 접시마다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일단 차를 시켜야죠. 푸얼과 국화가 들어간 차를 시켰어요. 한 주전자를 시키면 계속 물을 추가해 줘요. 직원이 와서 계속 차를 따라주니까 열 잔도 더 마신 듯해요.

게살 들어간 샐러드라는데 맛이 애매했어요. 햄도 좀 있고 마요네즈 소스라 텁텁했어요.

광동요리답게 딤섬이 맛있다고 하니 우선 새우만두를 시켰어요. 무조건 맛있죠. 닭고기 들어가서 저는 못 먹었어요.

동파육 같은 돼지고기인데 파마산 치즈를 뿌리는 것이 포인트예요. 저는 못 먹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엄지 척하는 맛이에요.

XO 소스 새우아스파라거스볶음,

마늘, 생강 들어간 생선요리, 三杯라는 양념인데 간장, 기름, 맛술을 사용해 맛이 없을 수 없어요.

풀떼기 하나 시키고

대하국밥이라고 해야 하나, 龙虾汤泡饭

디저트로 시킨 단팥죽, 피스타치오

10명 정도 가면 요리 12개 정도 시켜 다양하게 먹었을 텐데요. 4명이 가서 메인 요리는 하나만 시키고 맛만 보고 왔지만 분위기는 많이 먹고 왔어요.

식당이 아니라 150년 전 개항기 상하이 시절, 어느 고관대작집에서 식사한 느낌이에요.

가격대는 인당 300~ 500위안 정도,

식사 후 신천지 일대 걷으면 다양한 상품, 상품, 식당, 카페와 예쁜 도시 조형물 구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