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0일 금요일
모닝 루틴은 출근 준비가 아니라 항원 검사예요.격리생활이 본캐가 되었고 직장생활은 부캐가 되었어요.
아침에 빨리 올리지 않거나 안 올리면 몇 호 몇 호 올리라고 콕콕 집어서 단체방에 올라옵니다.
저희 라인 전체가 다 항원 검사를 올리기 전까지는 위챗방이 시끌시끌해요.
카톡 감옥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여긴 위챗 감옥이에요.
항원 검사 후 평소 같으면 출근해서 제일 먼저 보는 게 회사 포털의 이멜과 공문들이겠지만
지금은 아파트 단체 공구방이에요. 올라오는 것도 단체방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도 많아요.
몇 백명의 중국사람들이 떠드는 단체방에서 제가 원하는 정보를 얻고 물건을 구입하는 것은 녹녹하지는 않아요 .
지금 상황은 피구하는 것 같아요. 여기저기서 저를 둘러싸고 공을 던지는 데 안 맞으려고 뛰어다녀야 하는 피구하는 느낌이에요. 공을 피하면서도 잡아야만 득점을 하잖아요. 단체방에서 마구 쏟아지는 정보와 대화 속에서 요리조리 피하 다니면서 제가 원하는 정보를 잡아야 해요.
격리 생활과 직장 생활의 모닝 루틴 중 유일하게 겹치는 것은 커피 마시는 거예요.
드립해서 마시는 커피만 유일하게 같은 모닝 루틴
언제 제 본캐로 돌아갈까요.
5월 20일입니다.
520을 중국어로 발음하면 우알링인데요. 중국어의 워아이니我爱你 비슷하다고 하네요. 중국 사람들은 5월 20일에 혼인 등기하려고 눈치싸움 치열합니다. 중국은 자기 호구가 있고 그 호구가 있는 곳에 가서 혼인등기를 하고 혼인등기증을 받아야 해요
우리나라도 혼인신고를 하지만 증서를 받지는 않잖아요.여기는 증명서를 좋아해서 그런 지 부부도 혼인 등기증 있어야 해요. 제가 처음에 중국에 배낭여행 왔을 때는 중국 사람들은 혼인 등기증 없으면 남녀가 같은 방에서 투숙할 수 없었답니다.
오늘은 급여일이에요.
금융권은 급여일이 다 21일인데 내일 토요일이라서 오늘 급여가 입금되었어요.봉쇄 시작하고 3번째 급여를 받았네요. 봉쇄 상황에서 급여받는 것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가져야 할까 생각하면서 급여 명세서를 봤는데요.
지난해 연말 정산해서 추가로 내야 하는 소득세가 한 달 치 가처분 소득액과 동일하네요. 중국인들은 최저 임금만 받거나 기본급의 30~70% 정도 받는 사람도 많은 데 저는 그래도 급여받으니 고맙다고 느끼려고 했는데 중국 정부에서 깔끔하게 추가 소득세로 환수해가서 제 감정을 정리해주네요.
중국의 소득세율은 한국보다 세요.급여 누진액에 따라서 세율이 적용되어요.
같은 금액으로 급여를 받아도 1월에 내는 세금하고 12월에 내는 소득세가 더 많아요.
한국처럼 다양한 소득공제 같은 것은 없어요.
인적 공제 5,000위안 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 다 소득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같은 급여를 받아도 중국에서 내는 소득세 금액이 훨씬 많아요.
이 세금을 우리나라에 내면 애국자 소리라도 들을 텐데요.
15일부터 상해에서 나갈 수 있는 고속철 운행이 재개되자 엄청난 인파가 기차역으로 몰렸어요.
주로 농민공들이에요.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은 가둬놨으니 생계 유지가 안되죠.
벌이는 없고 지출만 해야 하는 상황을 버티고 견디다가 상해에서 나갈 수 있는 기차가 운행되면서
한꺼번에 몰린 거예요. 18일부터는 기차 운행을 늘린다고 했어요. 22일부터 상해 대중교통을 완화한다고 발표해놓고 정작 25일까지 일반 택시 운행을 정지했어요.
아파트 공구에 꽃씨가 올라왔어요. 위아래 앞뒤 안 맞는 우왕좌왕 이 상황에 필요한 것은 꽃씨이네요.
뿌린 대로 거두고 피어나는 정직함이 필요하네요. 아파트 안을 산책하다 보면 다양한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이렇게 앉아있는 분들의 등에는 많은 이야기가 쓰여 있어요.다른 각자의 상황과 사연들을 품고 있어요.
제 등에는 어떤 이야기가 쓰여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