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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를 걷다

by 작은거인




지심도에서 나와 저녁에 먹을 장을 보고 차박지를 검색해서 다포항으로 갔다.

캠핑카들이 가득 찬 다포항은 낚시꾼들이 연신 낚싯대를 바다에 던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곳은 낚시꾼들의 성지인 듯싶다.




우리는 텐트와 바람막이까지 치고 바람을 피해 텐트 속으로 숨어들었다.

삼겹살을 구워 맥주 한 잔 하고 밤바다를 걸었다.

파도는 밀려오며 칼바람을 던지고 떠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살 속을 파고드는 바람을 피해 일찍 잠자리에 누웠다. 밤새 강하게 부는 바람이 텐트를 흔들어 대서 깊이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다 새벽이 밝았다.





남편은 아직 자고 있어 슬그머니 일어나 방파제를 걸었다. 수평선 끝에서는 둥근 해가 붉게 떠오르고 방파제 아래엔 해를 마주한 낚시꾼들이 즐비하게 서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신선대 전망대로 이동했다. 잠깐 신선대 바다를 바라보고 우제봉으로 향했다.
우제봉을 가려면 해금감 주차장에 주차하고 1시간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우제봉 가는 길은 동백나무들이 빈 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듯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우제봉 정상에 서서 해금강을 바라본다.
바다에 있는 금강산이라는 해금강의 모습이다.

아침 일찍 서두른 덕분에 한산했던 정상에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내려와 해금강의 산책로를 걷고 명사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철 지난 해수욕장에는 파도에 밀려온 망가진 그물, 생수병.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등이 나뒹굴고 있었다.

모래사장을 걷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바다에 설치한 데크길을 걸었다.

데크에는 여러 가지 조형물들이 서 있어서 걷는 이들의 눈을 지루 하지 않게 했다.

우제봉에서 내려온 우리는 해변도로를 드라이브하며 흥남해수욕장으로 갔다. 그곳 역시 빈 곳이 없을 정도로 캠핑카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적당한 장소가 없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겨우 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어묵탕을 끓여 저녁을 먹고 파도 소리 들으며 밤을 걸었다. 저 멀리 바다 중간쯤에 길게 이어진 불빛이 보였다. 남편이 부산으로 가는 거가대교라고 했다.

아내 : 우와! 저기가 거가대교라고?

남편 : 저 다리 끝에서 부산까지는

해저터널로 이어져 있대.

아내 : 그럼 내일은 부산으로 떠나 볼까?
남편 :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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