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무례, 감정으로 새겨진 나날 1

무례, 감정으로 새겨진 나날 1

by 마음벗

어느 주말 “오늘 어머니 우리 집에 놀러 오라고 했어”라고 말한 뒤 남편은 외출했다.

시어머니가 언제 오실지 몰랐고 오시기 전에 전화 주시겠지 생각하며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했다.

아이는 낮잠을 자고 나는 화장실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현관 비밀번호 눌리는 소리가 들렸다.

‘삐빅~~ ’ 소리가 들렸고 잘못 눌렀는지 다시 시도하였다.

황급히 화장실 밖으로 나왔더니 시어머니께서 집 안으로 들어오고 계셨다.

당황스러움과 함께 속상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이러한 내 감정을 정리할 수 없었다.


순간순간이 나의 사람됨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내가 너무 옹졸한가?

내가 속이 너무 좁은가? 이해심이 부족한 걸까? 매번 그랬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주말이면 자주 우리 집에 들러 시간을 보내시던 시어머니께서

그날도 어김없이 집에 들르셨고, 나는 어김없이 식사와 간식을 챙겨주었다.

그날도 집에 있는 밑반찬들과 국과 찌개로 시어머니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었고 그때 시어머니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시어머니께서는 반갑게 전화를 받으셨다.

시어머니께서 “어, 나 큰며느리 집이야 ”

“어, 나 자장면 먹고 있어”

“ 하하하하” 그렇게 짧은 시간 통화를 마치시고는 대뜸

시어머니께서 ”친구인데 며느리 집에 가서 자장면밖에 못 얻어먹냐고 그러는데,“ 말씀하셨다.


순간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머리가 띵~~~ 했다.


난 분명히 집에서 준비한 식사를 대접했는데 자장면은 무슨 말인가?

시어머니는 아무렇지 않은 듯 헛웃음을 짓더니 다시 식사를 하셨다.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대접하는 집밥을 왜 자장면이라고 거짓으로 말씀하신 건가?

혹시 내가 대접한 밥이 변변치 않다고 말씀을 돌려하시는 건가?

굳이 친구분과의 대화를 나에게 전하지 않아도 되지만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매번 이런 식의 황당한 전개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몸은 경직되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경험을 한다.


다른 며느리들도 다 그렇게 사는 걸까?


이러한 일들에 대한 남편의 시어머니에 대한 태도는 일관되었다.

“그까짓 일로 기분 나빠하느냐, 그럴 수도 있지. ”

“네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거야. ”

“우리 엄마 그런 사람 아니야.”

“우리 엄마 같은 시어머니도 없어.”

“생각 없이 말한 걸 꺼야 .”

“우리 엄마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

“다 너 같은 줄 알아? 다른 여자들은 잘 견뎌 ”

“그만 이야기하자.”

“어른이 그럴 수도 있지. ”


시댁 식구들도 시어머니의 무례한 행동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었지만

그들은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은 일들이라 치부하였다.


시어머니는 본인의 무례함이 허용되는 환경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조차 없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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