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버크셔 헤서웨이 '워렌 버핏'의 오른팔, '찰리 멍거'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이며, 올해 99세이다.
기자 : 찰리, 여기 오는 사람들 중 다수가 사업이나 투자 조언뿐아니라 삶에 대한 조언을 구하러 옵니다. 오늘 많은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행복한 인생의 비결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본인은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멍거 : 쉬운 질문이네요. 왜냐하면 매우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질투하지 않고, 크게 분노하지 않으며, 월급보다 과소비하지 않으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쾌활하게 지낼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신뢰할만한 사람들과 지내며, 해야할 일을 해야합니다. 이 모든 간단한 규칙들이 삶을 더 좋게 만들겁니다. 이런 말들은 진부하죠.
기자 : 몇 살 때 이걸 깨달았나요?
멍거 : 7살 쯤입니다. 저는 나이든 사람들 중 몇몇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이 약간은 제정신이 아닌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불합리가 너무 많은 것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어요. 오랫동안 그것에 대해 생각해왔죠. 그것의 원인과 예방에 대해서요. 확실히, 그게 저를 도와줬죠. 그리고 쾌활하게 지내세요. 그게 현명한 일이니까요. 그게 그렇게 힘든걸까요? 당신은 깊은 증오와 원한에 빠져있을 때, 쾌활해질 수 있나요? 당연히 안되죠. 그럼 왜 그런 감정을 받아들이나요?
기자 : 시간을 돌려 20살의 당신에게 해줄 조언이 있나요?
멍거 : 없습니다...제 자식들 대부분은 잘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기여한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어느 정도는 미리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었습니다. 부모로서 많은 게 미리 정해져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어요. 수줍은 아기는 수줍은 어른이 됩니다. 호쾌, 불쾌, 거만한 아이는 호쾌, 불쾌, 거만한 성인이 됩니다. 그걸 바꿀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명랑하게 반응할 수는 있지만, 고칠 수는 없어요. 제 반응을 바꿀 수는 있지만, 결과는 바꿀 수 없어요.
그의 인터뷰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보다 훨씬 지능이 높고, 학식도 압도적으로 뛰어나며, 삶의 연륜도 넉넉한 그의 고견에 말이 자동으로 아껴졌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한들, 무슨 말을 한들 그의 말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느낌이 든 것은 인터뷰의 마지막 자락에서였다.
수줍은 아기는 수줍은 어른이 된다. 호쾌, 불쾌, 거만한 아이는 호쾌, 불쾌, 거만한 성인이 된다. 그리고 그걸 바꿀 방법을 찾지 못했다.
어느정도는 미리 만들어진 것이라는 그의 말은, 그의 삶의 경험에서 나온 의견이다. 주관이 아니며 사실 관찰이었던 것인데, 나는 이런것들을 좋아한다. 객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용적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나의 어머니는 내가 갓난쟁이때부터 성격이 더러웠다고 했다. 내가 젖비린내나는 아기였을 때, 15층 아파트의 15층에 살았었다. 하도 자주 그리고 크게 울어대서 내가 울기 시작하면, 동네 사람들이 '15층 아기 또 우는구나' 하고 알았다고 한다.
실제로 나는 성인이 되었고, 지금도 성격이 더럽다.
모든 것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성격이 더러운 것은 더러운 그 자체로 단점이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나같은 사람은 어떤 공동체에는 반드시 필요하기도 하다. 가장 척박하고 위험한 또는 가장 위기의 상황에 나같은 캐릭터는 빛을 발한다.
성격이 더러운 사람은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할 때 참지 못한다. 또는 자신의 우방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한다. 거기서 행동을 개시하게 되고 해결사가 된다. 그게 성질 더러운 놈들의 장점이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그래서 성질 더러운 놈들이 성공하기에 좋다고 본다. 시종일관 불만인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둥그스럼하게 넘어가는 법이 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쓰러진 사업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내 선천적인 더러운 성질을 하늘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성미가 아니었다면, 가난과 부조리, 위험을 딛고 지금까지 돌파해오지 못했을 것이다. 또, 수많은 실패를 겪어내면서도 계속해서 덤벼들지도 못했을 것이다. 나는 부조리를 만나면 분노하여 폭주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것이 나의 전투 에너지의 원천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투자와 사업하는 29세가 되어있다. 6-7년 내로 현금성 순자산 10억을 일구는 것이 1차 목표이며, 추후 100억을 돌파하는 것이 2차 목표이다.
내가 멍거의 인터뷰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고 했는데,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만약 성질이 더럽게 태어나지 않고 수줍게 태어난 아이가 있다면 그리고 그 아이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불우한 초창기를 겪게 된다면 이 아이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의 말에 의하게 되면, 그 아이는 수줍은 성인으로 자라게 될 것이며, 전쟁같은 사회에서 살아남기에 불리한 속성의 캐릭터인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러한 사람들은 자주적으로 가난의 굴레를 끊어내는 것이 불가능한가?'에 대한 논점으로 귀결된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불가능한 사람도 있고 가능한 사람도 있다고.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면 한번쯤은 감당불감당의 사건이 본인을 덮치게 되어있다고 본다. 그 누구라도 가난속에 태어났다면, 저러한 사건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건 못버티겠다 싶은 감정적 한계가 느껴지는 사건들을 일컫는다. 나또한 이러한 상황을 겪어보았다.
그 사건을 극복하느냐 마느냐의 결과론적인 측면을 떠나서, 그러한 감정적 한계에서도 최선의 행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자들이 있고, 그것이 불가능한 자들이 있다고 본다. 굴복하지 않는 태도의 명분은 가지각색이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본질적으로는 상관이 없다. 전자는 긴 세월이 지나며 가난을 극복할 수 있게 될 확률을 보며, 후자는 그러한 가능성이 전무하게 된다고 본다.
한때는 후자의 사람들 마저도 훈련과 노력을 통해 그것을 극복해내도록,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한 손놓지는 않게 할 수 있게끔 만드는 어떠한 방법론적인 것이 있다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멍거의 인터뷰 내용에 공감한 나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지만, 나는 그런건 없다고 믿게 되었다. 그것은 꿈을 파는 자들의 마케팅이라고 믿게 되었다. 다시금 적지만, 모든 것은 미리 어느정도 정해져있다는 그의 말은 내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그러나 한가지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감당불감당의 사건이 자신의 목숨을 잃을뻔토록 만드는 레벨의 경우이다. 나는 과거에 그러한 경험을 한 적이 있고, 그것은 하나의 깨달음을 주었다. 우리는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떠한 위기를 극복할 때, 부모님을 생각하고 형제를 생각하며 극복하는 것보다도 더 큰 힘을 가진 것이 이 경험이라고 본다. 이것은 고난을 어거지로 버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잔잔하게 버티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억지로 버티는 것에는 상당한 에너지 소진이 있다. 잔잔하게 버티는 것에는 비교적 적은 에너지 소진이 있다. 그래서 오래갈 수 있으며, 이것이 더 큰 힘이고 더 큰 전투력이라고 보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포칼립스의 시기가 도래하면, 빵 한조각 음료수 한 잔 그리고 따뜻한 샤워 한번에도 대단한 행복과 감사를 느끼게 된다. 이렇게 감정을 받아들이는 잣대가 변하면서, 잔잔하게 버티는 힘이 발현되었다. 나는 그랬었다. 마른 하늘에 갑자기 억지로 긍정을 운운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하늘이 주시는 경험 같다. 자발적으로 죽음에 뛰어드는 미친짓을 할 필요도 없거니와, 그러한 일을 했다한들 또는 당한다했다한들 우리의 목숨을 구제해주는 것은 하늘의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무모한 일을 남들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저 예외적인 경우가 있음을 글에 담는 것이다.
깨달음을 얻은 지금의 나는 건강, 웰빙, 장수에 대해 무관심하다. 제아무리 신경쓰고 챙긴들 우리는 한낱 인간이다.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라 믿게 된 것이다. 그래서 몸 생각을 별로 하지 않으며, 공동체를 위한 선과 미덕을 실천하는데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한다. 그것은 내 가족이며 형제이고, 나의 벗들이다. 나는 매일 일을 하고, 매일 글을 쓴다. 연중 무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