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들여다보기.

by 언더독

나는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나의 최후를 자주 예상해보곤 한다. 나이가 들어 자연사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으로,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 생각해 본다. 나는 곧 서른이 되는, 투자와 사업하는 29세 남자이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의 배경은 5년 전 있었던 죽을 뻔했던 경험들 덕분이다. 건강 문제로 죽을 고비를 넘겼던 것은 아니고, 돈 벌기 위해 위험한 일터에서 위험한 일 하다가 겪었던 일들이다. 하늘의 은총 덕분에 지금도 나는 살아있다.


나는 성공에 대해 말하고, 돈에 대해 말하고, 자유와 힘에 대해 떠들어대는 작가이다. 이 모든 것들은 대중들에게 표면적으로 보이는 또 쉽게 설명될 수 있는 개념들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것은 철학이다. 아무리 위대한 이들이었다고 한들,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쥐었던 인물들이었다고 한들 죽으면 또는 죽음이 가까워 오면 생애에 있어 가장 추한 모습을 보이며 그 또한 똑같은 인간임을 보여주게 된다. 또한 사후에는 빠르게 그리고 너무나도 쉽고 간편하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진다. 그야말로 참 덧없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에 관해 간단히 말한다. 맛있는 것을 먹으며 여행을 다니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이게 틀리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말을 쉽게 쉽게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에 대해 스스로 긴 시간 고찰을 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개인은 모두 다르게 인식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판단한다. 그러면 이에 대한 생각도 개개인마다 이렇다 할 차이를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긴 고찰을 해보지 않는 것에 좋다, 나쁘다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별 고찰 없이 아무개가 뱉는 말들에는 그닦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만큼 값싼 싸구려 생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자신의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지금 현재 어떻게 살아간다면 행복한 인생 말로가 될 수 있을지 혼자서 조용히 사색에 잠겨본 적이 있는가. 나는 담배를 좋아하고, 일을 마치고 꼭 옥상에 들러 한 대 태운다. 달을 보며 그 생각을 자주 한다. 오랜 생각을 하니, 차차 정리가 될 수 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 인생에 대한 나만의 생각이니 재미있게 구경해주셨으면 한다.


지금까지의 내 삶 중에서 가장 하드코어 하거나 암울했거나 고어한 시간을 함께해 주었던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가 가장 보잘것없는 모습이었으며 그때 나를 저버리지 않았던 사람들은 지금도 나와 함께 한다. 당시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룩한 지금에 와서 그들과 그때 그 시절 안주거리 이야기들을 하며 너털웃음을 지을 때 행복했다. 진정으로 행복했다. 미녀와의 잠자리나 술, 파티, 여행 따위의 것들은 쾌락에 가까운 것 같고, 저러한 시간들이 진정 행복으로 다가왔다. 저런 이야기하는데 비싼 것도 필요 없다. 맥주 한 깡에 담배 한 대 들고 떠들어대면 그저 세상 행복한 것이다.


그때 이렇게 해서 죽을뻔했는데, 저 때 저렇게 해서 죽을뻔했는데 이렇게 재수 좋게 살아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한다. 뻔히 질 싸움인 것을 알면서도, 싸워야만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에 장렬히 싸워서 먼지 나게 멸망한 스토리를 풀며 씁쓸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김장김치와 같아서, 묵혀놓을수록 맛있고 재미있어진다.


그렇다 보니 죽기 전에 저런 일들을 최대한 많이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주거리가 많은 삶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주거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나와 같은 용맹한 사람들을 곁에 오래도록 두면, 오줌발도 형편없는 할아버지가 되어도 말년이 재미나지겠다 싶었다. 다들 나보다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더 오래 살면 심심해질 것이니 말이다.


아직 결혼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이제까지의 보고 겪은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부모님이나 여자친구, 아내 또는 아들딸보다는 전장에서 만난 전우들이 내 삶을 더욱 믿음직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성공을 목표로 살다 보면 부모는 되려 심리적으로 나와 형제의 앞길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될 때가 많고, 여자는 그 지위가 애인이 되었든, 아내가 되었든, 내가 풍족한 상태를 유지할 동안만 곁에 머무르게 되는 유전적인 속성을 가졌다. 그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그저 사실이다. 본래 수컷은 무언가를 제공하는 역할이며, 암컷은 잉태하고 보존하는 역할이다. 수컷은 소임을 다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암컷은 종족보존 본능을 따라 다른 수컷을 찾아야 한다. 별 수 있겠는가. 수컷이 소임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덜떨어진 행동을 하는 암컷이 있다면, 그런 인물들은 비난받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젊음이 내 신체와 정신을 지탱해 주는 이 순간의 현재를 끝없는 도전으로 물들이고 있다. 실패로 얼룩지게 만들며 간간히 목표한 바를 조금씩 이뤄가기도 한다. 그중 만난, 나와 같은 용맹성을 지닌 전우들을 만나고 관계를 이어간다. 비슷한 아비투스를 띄기도 했고, 문화적 철학적 이야기도 불편함 없이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여러분의 행복과 죽음은 무엇일지, 한 번쯤 정의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조용히 서재나 자연 속에 머물며 고독 안에서 몇 시간 내리 생각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색에 잠긴다는 것은 바쁜 속세에서 외면하고 살았던 내 영혼과 만담을 가지는 것이다. 사색을 하면 자연히 알게 된다. 내 영혼은 내 앞에서 무언가 계산하며 침묵을 지키는 법이 없음을. 그래서 나에 대한 이해와 답을 결정하는데에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내가 주 7일 일하는 것, 투자를 하는 것, 또다른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 당분간 여자를 만나지 않는 것, 여행이나 파티를 가지 않는 것, 운동하는 것, 글을 쓰는 것, 담배를 피우는 것, 술을 마시지 않는 것, 책을 읽는 것,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것, 영화를 좋아하는 것, 인간관계가 좁고 깊은 것, 옳은 일을 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 철학을 자주 접하는 것, 목욕탕에서 자주 사색을 하는 것, 화를 다스리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


이들은 내 영혼이 나에게 준 내 삶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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